윤석열 정부가 새해 초부터 방대한 규모의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이른바 ‘1·10 부동산대책’이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총 5개 분야에 77개 세부 추진 과제가 제시돼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주택 공급과 수요 확대로 보인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30년 이상 노후 주택은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정부는 재건축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면 사업기간이 최대 6년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선 소형 신축 주택을 다주택 중과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론 올해와 내년 준공하는 전용면적 60㎡ 이하의 수도권 6억원·지방 3억원 이하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빌라 등을 사면 보유주택 수에서 빼 취득세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깎아주기로 했다.
이번 대책은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이 주거 안정에 필요하다고 요구해온 규제 완화 사항을 적극 채택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이전 문재인 정부에선 부동산 관련 이익을 불로소득으로 규정하고 각종 규제를 가해 집값과 전월세 가격을 폭등시킨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일산에서 부동산 관련 민생토론회를 주재하며 한 발언은 더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집을 여러 채 보유했다고 해서 부도덕하다고 징벌적으로 높은 과세를 하면 결국 약자인 임차인에게 그대로 조세의 전가가 이뤄진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중과세를 철폐해 서민들이, 임차인들이 혜택을 보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는 윤 대통령의 뜻을 반영한 관련 세법 개정안을 연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관건은 국회다. 총선에 따라 의석수가 어떻게 달라지든,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여당이었을 때 부동산 대란을 일으킨 것을 반성하고 부동산 규제 철폐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