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3곳 중 1곳, 대입 정시 '사실상 미달'

입력 2024-01-09 18:09
수정 2024-01-10 00:23
2024학년도 대학 정시모집 원서접수 결과 대학 3곳 중 1곳에서 미달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달 학교는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지방대에 집중됐다.

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188개 대학의 정시모집 결과 경쟁률이 3 대 1 이하인 대학이 59곳(31.4%)을 기록했다. 대입 정시모집에서는 수험생 한 명이 최대 3개 대학까지 원서를 넣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쟁률이 3 대 1 미만이면 사실상 미달로 간주한다. 미달을 기록한 대학은 대부분 지방에 있었다. 59개 대학 중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4곳, 3곳에 불과했다. 비수도권이 52곳으로 전체의 88.1%를 차지했다.

중복 합격으로 다른 학교로 빠져나가는 인원을 고려하면 추가모집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등록 충원까지 진행했는데도 모집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대학은 추가모집 기간을 운영한다. 2024학년도 추가모집은 다음달 22일부터 29일까지 이뤄진다.

정시모집의 전국 평균 경쟁률은 4.67 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4.61 대 1)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전남에 있는 대학의 경쟁률이 1.88 대 1로 가장 낮았다. 이어 광주(2.39 대 1), 경남(2.84 대 1) 지역 대학이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경쟁률이 높은 지역은 인천으로 평균 6.32 대 1을 기록했다. 경기(5.89 대 1), 서울(5.79 대 1), 세종(5.7 대 1), 대구(5.42 대 1) 지역 대학이 5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지방대 미달이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쟁률 3 대 1 이하인 대학은 지난해 66곳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이는 비수도권 대학들이 모집정원을 줄이고, 지역 교대 경쟁률이 높아진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수도권 정시모집 인원이 증가한 것도 지방대에는 악재다. 서울권과 수도권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은 지난해보다 각각 980명, 331명 늘어났다. 지방대는 2541명 줄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과 수도권은 첨단학과, 대기업 계약학과 등을 정원 외 인원으로 선발하면서 모집 정원이 늘었다”며 “지방대는 정원을 많이 줄였지만 지원자가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앞으로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곳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