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확장현실(XR·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을 아우르는 개념) 헤드셋 ‘비전프로’(사진) 출시 시점을 다음달 2일로 잡았다. ‘CES 2024’에 참여하지 않은 애플이 정보기술(IT)업계 최대 관심사를 CES 개막을 하루 앞둔 시점에 푼 것이다. CES에 참가한 메타와 여러 스타트업도 관련 기기를 선보이는 만큼 XR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비전프로 미국 출시일을 공개하고 오는 19일부터 사전 예약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비전프로 헤드셋의 저장 공간은 256GB이며, 가격은 당초 예고된 대로 3500달러다.
애플은 작년 6월 이 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사용자가 눈, 손, 음성 등을 사용해 헤드셋을 제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당시 팀 쿡 CEO는 비전프로를 단순한 MR 헤드셋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로 정의하고 “공간 컴퓨팅 시대가 왔다”고 했다.
애플은 새로운 헤드셋을 통해 소비자가 게임 및 비디오 콘텐츠를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플 측은 이날 “사용자들이 100피트(3m) 너비로 느껴지는 가상현실 화면에서 애플TV+ 등 여러 플랫폼의 영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비전프로가 초기부터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 메타 등 여러 기업이 이미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을 추진했지만 지금까지 대중화에 이르진 못했다. 이 때문에 XR 기기를 개발 중인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를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다음달 비전프로가 출시되면 메타의 헤드셋 ‘퀘스트3’와 당분간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최진석 특파원/황정수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