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LG전자 제품이 7억 개입니다. 여기에서 산출한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AI)을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고객들의 하루하루 일상을 변화시키는 AI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객의 미래를 재정의하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언론과 협력업체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는 “AI는 고객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며 “LG는 고객에게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는 AI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수준 높은 데이터를 활용해 AI 품질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전 세계에서 7억 개의 LG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여기에 지능형 센서를 장착해 고객의 신체적·정서적 생활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기업은 AI용 데이터를 인터넷에서 끌어모은다. 하지만 LG전자는 세계에 깔린 LG 제품을 통해 생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데이터에는 고객의 주변 환경, 행동 패턴, 목소리 톤, 대화 뉘앙스, 표정과 같은 감정 상태가 포함된다.
조 사장은 “LG전자 AI의 강점은 입체적인 데이터 덕분에 고객 특성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다른 기업들은 쉽게 확보할 수 없는 전자회사만의 독특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LG전자가 개발 중인 ‘LG AI 브레인’도 이날 소개했다. 그는 “LG AI 브레인은 강력한 AI 엔진으로 고객의 대화 내용, 행동 패턴, 감정 등의 맥락을 파악한다”며 “고객 요구를 예측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AI용 데이터를 보호하는 대책도 마련했다. 조 사장은 “LG전자의 데이터 보안시스템인 ‘LG 쉴드’를 데이터 수집·저장·활용 등 전 과정에 걸쳐 적용할 것”이라며 “확보한 모든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조 사장에 이어 정기현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장(부사장),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부사장)이 무대에 올라 AI 혁신 전략을 소개했다. 정 부사장은 “LG전자의 가전 관리 앱인 ‘LG 씽큐’에 AI를 적용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과 공감하는 ‘스마트홈’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 부사장은 “LG전자는 자동차를 ‘소프트웨어 기반 전기차(SDV)’이자 ‘바퀴 달린 생활 공간’으로 생각한다”며 SDV에 적용하는 소프트웨어 등을 생산하는 브랜드 ‘LG 알파웨어’를 소개했다.
LG전자와 협업 관계인 구글도 손을 거들었다. 에릭 케이 구글 부사장이 무대에 올라 양사의 협력 관계를 소개했다. 올해 LG 스마트 TV에는 구글의 미디어 플레이어인 ‘크롬캐스트’가 내장된다.
라스베이거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