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거부한 日가리비…'우회로' 찾았다

입력 2024-01-09 11:24
수정 2024-01-09 11:25

일본 당국이 일본산 가리비를 베트남으로 수출해 가공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중국이 일본산 가리비 수입을 전면 거부하면서 돌파구 찾은 셈이다.

지난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베트남 현지매체 탄니엔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의 푸디스, 에비스쇼카이 등 주요 수산물 도매업체들은 8일부터 베트남에서 훗카이도산 가리비 시범 가공을 시작했다.

일본 수산물 도매업체들은 우선 베트남에서 가리비 20t을 시범 가공한 뒤, 계약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그동안 일본산 가리비는 중국에 수출돼 가공 작업을 거친 뒤 미국, 유럽 등으로 재수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8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전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중국에서의 가공 작업이 어려워진 것이다.

일본의 최대 수산물 수출 시장이자 가공 거점인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일본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일본의 가리비 수출액 약 910억엔(약 8300억원) 중 절반 이상인 467억엔(약 4259억원)이 중국 수출액이었다.

중국을 통한 수산물 가공이 어려워지자 일본 정부는 일본 내 교도소 수용자에게 가리비 가공 작업을 시키려고 했으나, 수감자 파견 문제로 계획을 포기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인건비가 일본의 20~30%에 불과한 만큼 운송비를 감안해도 가격이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을 대신할 해외 가공지 마련 움직임이 본격 시작됐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 등 8개 현에서 잡힌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