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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전설 타이거 우즈(48)가 27년에 걸친 나이키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우즈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27년 전 세계에서 가장 아이코닉한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시작한 것은 행운이었다"며 계약 종료를 발표했다. 그는 "그 후의 날들은 너무 많은 놀라운 순간과 추억으로 가득 차 있어서 이름을 붙이기 시작하면 영원히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이키 역시 빨간색 자사 티셔츠를 입은 우즈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나이키는 "당신은 골프라는 제도 전체에 도전했다. 우리에게도 도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도전했다"라며 "그 도전에 우리는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빨간 티셔츠에 검은 바지와 모자는 우즈의 '시그니처 룩'으로 유명하다. 그는 토너먼트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 옷차림으로 우승을 거머쥐곤 했다. 우즈는 골프 매체 벙커드에 "대학 시절부터 주니어 골프 선수 시절까지 마지막 날 큰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빨간색 옷을 입었다"며 "미신에 따라 빨간색 유니폼을 고수했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즈는 1996년 프로 전향 이후 나이키와 오랜 신뢰를 쌓아왔다. 2000년에는 운동선수 사상 최대 규모인 1억 달러가 넘는 후원 계약을 나이키와 체결했다. 2009년 우즈가 혼외정사 스캔들에 휘말리며 다른 기업들이 후원 계약을 해지할 때도 나이키는 우즈와의 계약을 유지했다. 반대로 나이키가 2016년 골프장비 사업을 종료했을 때도 우즈는 신의를 지키며 나이키 장비를 착용했다.
신뢰는 2021년 우즈가 자동차 사고를 겪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사고 이후 우즈는 자신의 이름을 딴 나이키의 TW 골프화가 아닌 다른 골프화 브랜드 풋조이의 신발을 신고 나타났다. 이듬해 우즈는 "사고로 인한 후유증 때문에 좀 더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신발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골프 팟캐스트 노 레잉업은 지난달 16~18일 열린 PGA투어챔피언스의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이 우즈가 나이키를 입고 출전하는 마지막 대회가 될 수 있다고 지난달 4일 보도했다. PNC챔피언십 참가를 앞두고 나이키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우즈는 "나는 여전히 그들의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