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조선회사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한화오션은 2.81% 하락한 2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조선사의 저가 수주 공세로 수익성 확보가 힘들어진 컨테이너선 수주 영업을 중단할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경쟁자 이탈로 반사이익이 기대된 HD현대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은 이날 각각 2.89%와 1.08% 상승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한 주 동안 6.20% 하락했으나 이날 3173억원 규모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2척을 오세아니아 선사로부터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소폭 올랐다. HD한국조선해양도 지난주 8.44% 하락한 데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두 종목이 부진한 이유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치가 시장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일 계열 조선 3사의 올해 합산 수주목표액을 158억달러로 제시했다. 작년 수주 실적 223억달러 대비 29.15% 적다. 올해 매출 가이던스(자체 전망치·24조1000억원)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수주에 소극적인 조선사의 태도를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HD현대그룹의 이번 수주 목표는 각 조선 계열사의 수주잔액이 크게 팽창한 상태에서 설정됐다”며 “수익성 확대를 위한 선별 수주 전략 강화 의지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작년 말 기준 수주잔액은 552억달러로, 2021년 말(320억달러) 대비 약 73% 늘었다. 한화오션은 작년 11월 말 기준 287억달러로, 2021년 말 대비 21% 늘었다.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하는 신조선가지수가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점도 조선주에 호재다.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주말 기준 180선을 돌파했다. 한 연구원은 “신조선가가 이미 역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며 “조선사들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선가 강세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조선가지수의 역사상 최고치는 2008년 8월의 191.5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