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서울 집값 '와르르'…서초·성수·목동 1억 '뚝'

입력 2024-01-08 17:38
수정 2024-04-03 09:40

새해 첫 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하락 거래 일색으로 점철됐다. 서초구와 성동구 등 인기 지역에서도 가격이 6개월 새 1억원 넘게 떨어진 사례가 이어졌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부진, 겨울철 비수기 등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5일(계약일 기준) 서울에서 총 22건의 아파트 거래(직거래 제외)가 발생했다. 직전보다 가격이 내려간 거래가 대부분이었다. 성동구 성수동2가의 1개 동짜리 단지인 ‘성수우방2차’ 전용면적 84㎡는 이달 9억5000만원(5층)에 손바뀜했다. 작년 9월 같은 면적 9층 물건이 10억8500만원에 거래된 걸 고려하면 4개월 새 1억3500만원 빠졌다. 서초구의 나홀로 주상복합아파트인 ‘서초동삼성쉐르빌2’ 전용 70㎡도 작년 7월 8억8000만원(4층)에서 이달 7억8000만원(14층)으로 떨어졌다.

대단지 중에서도 하락 거래가 적지 않다. 1067가구 규모의 양천구 ‘목동롯데캐슬위너’ 전용 84㎡ 가격이 지난해 10월 12억2300만원(10층)에서 이달 11억원(13층)으로 내려갔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1694가구) 전용 59㎡는 이달 26층짜리가 15억3000만원에 팔렸다. 지난달 같은 면적 14층 물건의 실거래가(14억500만원)보다는 높았다. 하지만 같은 20층대 전용 59㎡가 작년 11월 15억4300만원에 손바뀜한 걸 감안하면 몸값이 소폭 떨어졌다는 평가다.

가격 하락 못지않게 거래 가뭄도 눈에 띄었다. ‘헬리오시티’(9510가구) ‘파크리오’(6864가구) ‘잠실엘스’(5679가구) 등 송파구의 대단지에선 올해 들어 거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계절적으로도 매매 비수기인 데다 부동산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수요자의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이다. ‘거래 위축→가격 조정’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전세시장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첫째 주 서울에서 전세 계약(신규·갱신 합계)은 980건에 달했다. 보증금이나 월세 수준을 올린 상승 계약이 많았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149㎡의 기존 계약 조건은 보증금 8억원에 월세 387만원이었다. 이달 보증금 10억5000만원, 월세 400만원에 갱신됐다.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힐스테이트’ 전용 101㎡도 전세 보증금이 기존 6억5000만원에서 8억원으로 뛰었다.

서울 입주 물량 급감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2020년 시행된 임대차 2법(계약갱신 청구권·전월세상한제)의 4년(2+2) 만기가 올해 도래해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