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한국인이지? 삼성전자·LG전자 TV 정말 최고야."
지난 6일(현지시간) 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택시를 잡아탔다. 인도계 기사는 백미러로 기자의 얼굴을 보더니 대뜸 이렇게 말했다. 기자의 국적을 단숨에 알아본 기사는 "삼성과 LG, 현다이(현대의 미국 발음), 기아 모두 좋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삼성과 LG를 비롯한 국내 간판기업의 위상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가 극찬한 LG전자 TV의 신제품이 나온다. 이 회사는 오는 9~12일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선보인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세계 최초의 무선·투명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로서 선명한 화질은 유지한 채 투명 올레드와 무선 AV송·수신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올해 한국 등 전 세계에 판매한다.
이 제품은 전원을 껐을 때 투명한 유리처럼 스크린 너머를 볼 수 있다. 한켠에 크게 들어선 검은 TV 화면이 집안 디자인을 저해한다는 고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적합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무선 AV송·수신 기술로 투명 스크린 주변에 전원 외 모든 선을 없앴다. 선을 하나로 줄인 만큼 거실 창 앞, 거실과 주방 사이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TV를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TV는 리모컨으로 간편하게 화면 모드를 '투명 모드'와 '블랙 스크린 모드'로 바꿀 수 있다. ‘투명 모드’를 설정하면 다른 TV에서 볼 수 없는 입체감도 접할 수 있다. 예컨대 물고기가 헤엄치는 미디어아트를 감상하면, 스크린 뒷공간과 콘텐츠가 겹쳐 보여 마치 내 공간 안에서 물고기가 헤엄치는 듯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블랙 스크린 모드’에서는 77인치 4K 해상도 OLED의 우수한 화질로 영화, 게임 등도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세계 최초로 투명 마이크로 LED 스크린을 공개했다. 투명 마이크로 LED는 기존 투명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극복한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한다. 현저히 높은 투과율로 현재 유리로 사용되는 모든 공간을 디스플레이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삼성전자는 76인치부터 140인치까지 다양한 크기의 마이크로 LED 라인업도 CES에서 전시한다. 여기에 42인치부터 83인치까지 2024년형 OLED TV 제품도 공개했다. 2024년형 OLED TV는 '눈부심 방지 기술(OLED Glare Free')을 적용해 색상의 정확도·선명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빛 반사를 줄였다. 한낮에도 빛 반사 없이 선명하게 TV를 볼 수 있다. 전작과 비교해 20% 더 밝아졌다. 최대 144헤르츠(㎐) 주사율을 구현한 제품으로 부드럽고 선명한 게임 플레이도 즐길 수 있다. 주사율은 1초에 표현할 수 있는 화면의 횟수를 나타내며, 높을수록 화면 전환이 빨라져 더욱 자연스러운 영상을 표현한다.
라스베이거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