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폐공사는 액면가가 표시된 법정금화인 이른바 ‘불리온 주화(bullion coin)’의 국내 발행 검토를 앞두고 이달 9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세계 예술형 기념주화 특별 기획전’을 개최한다.
7일 조폐공사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대전에 있는 화폐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GO,GO! 기념주화 속 세계여행’을 주제로 열린다. 조폐공사와 국내 최대 기념주화 유통업체인 풍산화동양행이 협업해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등 13개국의 ‘예술형 기념주화’를 포함한 특이주화 20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공사는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불리온 주화 국내 도입 연구를 위한 전문가 세미나와 해외 현지 출장 및 연구 용역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불리온 주화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기념주화의 일종이다. 통상 불리온 주화는 각국 중앙은행이 자국을 상징하는 동식물 등을 소재로 발행하고, 그 순도와 무게를 보증한다. 미국의 이글(독수리), 캐나다의 메이플(단풍잎·사진), 중국의 판다, 호주의 캥거루, 오스트리아의 필하모닉 주화가 대표적이다.
불리온 주화는 금이나 은, 백금 등으로 만들기 때문에 귀금속 시세가 판매 가격에 반영된다. 액면 가격이 정해져 있지만, 액면가와 상관없이 판매된다는 뜻이다. 입찰을 통해 귀금속 시세에 따라 실시간으로 판매 가격이 달라진다. 주화 수집을 위한 수요뿐 아니라 실물 가격을 감안한 재테크로서의 투자 가치도 충분하다는 것이 조폐공사 설명이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불리온 주화를 공식적으로 발행하지 않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때 기념금화를 발행했다. 다만 이는 국가 행사를 기념하기 위한 일회성 기념주화였다. 행사 시기에 맞춰 일회성으로 발행하고 외형도 제각각인 일반 기념주화와 달리 불리온 주화는 일반 동전 크기에 고유 문양과 액면 가격을 새겨 상시 발행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번 전시에선 유리공예, 카메오 삽입, 야광 주화 등 국내에서는 쉽게 관람할 수 없는 불리온 주화부터 프랑스 어린왕자, 영국 007 제임스 본드, 캐나다 빨강머리 앤 주화 등 국민들에게 친숙한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했다. 화폐 전문 학예사가 전시관에 상주해 전시주화의 역사부터 제조 방식까지 전문적 지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방문객을 대상으로 해당 국가의 인물, 문화, 역사를 소개하고, 세계 여행 체험기념 여권형 리플렛에 스탬프를 찍는 이벤트와 관람객 대상 기념품 증정행사도 함께 마련된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불리온 주화가 국내에 도입되면 생산, 유통, 수출을 통해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창출할 수 있다”며 “국부창출 뿐 아니라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