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달 말까지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장을 지나는 29개 노선 중 6개 노선의 정차 위치를 옮기기로 했다. 작년 말 도입한 노선 안내 표시판으로 인해 교통 혼잡이 극심해지자 부랴부랴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서울시는 7일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 경기도 등과 협의해 1월 말까지 일부 광역버스 노선의 운행 경로와 정차 위치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안은 수원 방면 4개 노선(M5107, 8800, M5121, M5115)과 용인 방면 1개 노선(5007)의 승하차 위치를 현재 명동입구 정류소에서 우리은행 종로지점으로 바꾼다. 9401번 버스는 명동입구 전 롯데영플라자 시내버스 정류소로 정차 위치를 변경한다.
또 을지로와 종로 방면에서 회차하거나 명동 정류소에 무정차하도록 조정해 도심 교통 혼잡을 줄일 계획이다. 강인철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이런 노선 조정이 이뤄지면 명동입구 정류소 이용 하루 탑승객은 현재 9500명에서 5800명까지 60%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는 다음주 경기도와 협의를 시도하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달 말까지 대광위에 직권 노선 조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달 27일 명동입구 정류장에 노선별 정차 위치를 안내하는 ‘줄서기 표지판’을 세웠다. 광역버스 노선이 급증하면서 협소한 정차면에 버스 여러 대가 동시에 몰리면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려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광역버스가 정해진 위치에 정차해 승객을 태우려고 길게 늘어서면서 이 일대 교통은 극도로 혼잡해졌다. 시는 지난 5일 정책을 원점으로 돌리고 표지판 운영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당분간 매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3명의 교통계도 요원을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소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