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2조 클럽에 진입했다. 신세계 강남점 매출은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핵심 상권의 대형 점포는 매출이 증가한 반면 전국 점포 중 절반 이상은 매출이 감소했다. 명품 소비가 둔화하고 특정 점포로의 소비자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70개 백화점 점포의 합산 연매출은 39조65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내 최초로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신세계 강남점(3조1025억원)이 7년 연속 매출 1위 백화점에 올랐다. 롯데 잠실점(2조7569원), 롯데 본점(2조129억원), 신세계 센텀시티점(2조51억원)이 그 뒤를 따랐다. 연매출 2조원을 넘긴 백화점은 2022년 신세계 강남점과 롯데 잠실점 등 2개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롯데 본점과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합류하며 네 곳으로 늘었다.
매출이 줄어든 점포도 크게 증가했다. 2022년엔 7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46개였다. 전체의 66%에 달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명품관 타임월드점 광교점 센터시티점 진주점 등 전국 5개 점포 모두 매출이 줄었다. 70개 점포의 지난해 매출 총합도 전년 대비 1.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국 백화점의 매출총액은 2021~2022년엔 2년 연속 10% 이상 증가했다.
배경엔 둔화한 명품 소비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백화점 명품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 줄었다. 8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백화점 명품 매출이 한 분기 이상 줄어든 것은 2003년 이후 20년 만이다.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명품 구입처까지 온라인 플랫폼 등으로 다변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부 핵심 점포로의 쏠림 현상도 한몫했다. 더현대 서울은 전년 대비 매출이 16.6% 늘며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타깃으로 한 상품기획과 각종 팝업스토어로 소비자를 끌어모은 덕분이다. 탄탄한 명품 브랜드 라인업으로 경기 남부권 고소득층 수요를 독점한 현대 판교점도 전년 대비 매출이 14.7% 증가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