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PF 공포' 확산…롯데·동부건설 "우린 아냐" 적극 해명

입력 2024-01-05 14:39
수정 2024-01-05 14:56

태영건설 워크아웃 문제가 건설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를 중심으로 '제2의 태영건설'이라는 낙인이 찍힌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작년 4분기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해외 현장의 공사대금과 준공 현장 수금, 대여금 회수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향후 낮은 금리의 사업자금 대출은 예정대로 실행하고 높은 금리의 운영자금을 지속해 상환해이자 비용과 채무 상환 부담을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와 관련해선 "지난해 3분기 기준 PF 우발채무 규모는 2000억원대(보증한도 기준)로, 전체 PF 시장 규모가 134조원에 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리스크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롯데건설도 부동산 PF 우발채무와 관련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 PF 3조2000억원 가운데 2조4000억원은 1월 내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본 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할 예정이다. 8000억원은 1분기 내 본 PF 전환 등으로 우려를 해소할 예정이다.


미착공 PF로 언급된 3조2000억원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사업장이 1조6000억원(50%), 지방 사업장은 1조6000억원이라는 게 롯데건설의 설명이다. 지방에서도 해운대 센텀 등 도심지에서 분양하는 사업장이 많아 분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그간 1조6000억원가량의 PF 우발채무를 줄였고, 지난해 말 대비 차입금 1조1000억원과 부채비율 30% 이상을 감소했다"며 "현재 현금성 자산을 2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고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1조8000억원은 대부분 연장 협의가 끝난 상황이다. 올해도 우발채무를 1조6000억원 줄여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부동산 PF 우발채무가 롯데건설에서도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저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롯데건설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작년부터 유동성을 확보했고, 태영건설과 건설사 성격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등 태영건설 주요 채권자와 회의를 연다. 채권단은 이 자리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납입 등 태영건설 자구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대주주의 추가 사재출연 필요하다는 것도 이날 회의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제시한 자구안이 진정성과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