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인텔의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용 중앙처리장치(CPU) ‘인텔 코어 울트라’ 출시 행사장의 얼굴은 삼성전자의 노트북 갤럭시북4와 LG전자의 2024년형 LG 그램이었다.
두 제품은 삼성과 LG가 각각 처음으로 ‘AI 노트북’이라고 이름 붙인 제품들이다. 인텔 직원이 노트북에 깔린 AI 작곡 프로그램을 열어 몇 가지 키워드를 넣자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재즈 음악이 5분 만에 만들어졌다. 이날 행사에선 AI 노트북이 글의 내용에 맞춰 그림을 그리는 작업도 공개됐다.
노트북은 스마트폰과 함께 온디바이스 AI가 가장 빨리 점령하게 될 영토로 꼽힌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이들 제품도 외부 네트워크에 연결하지 않고 노트북에 들어있는 칩으로 AI 서비스를 한다.
삼성전자 LG전자뿐만 아니라 대만 에이수스도 인텔의 14세대 코어 울트라 CPU를 장착한 노트북인 젠북14 OLED를 공개했다. HP, 레노버, 에이서 등 역시 같은 CPU를 채택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온디바이스 AI가 쪼그라들고 있는 PC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노트북으로 교체하려는 수요에 힘입어 올해 노트북 출하량(1억7200만 대)이 지난해(1억6700만 대)보다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3년 내에 노트북 시장의 절반 이상이 AI 노트북으로 대체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SK증권에 따르면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된 노트북 비중은 올해 19%에서 2026년 53%, 2027년 60%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텔 관계자는 “AI 칩을 앞세워 2년 내 1억 대 이상의 AI 노트북 보급을 지원할 것”이라며 “노트북 시장의 AI 대중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