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분기 주택 매매가 늘면서 가계 여윳돈이 2조원가량 감소했다. 기업은 비용 증가로 인해 끌어 쓴 자금이 10조원 넘게 불어났다. 다만 국내총생산(GDP)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5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내려갔다.
한국은행이 4일 공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작년 3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2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2분기(28조6000억원)보다 2조1000억원 작은 규모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가계가 예금 등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고 기업이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다.
가계의 순자금 운용액이 감소한 것은 예금 등으로 쌓아둔 여윳돈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송재창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완화된 대출 규제에 따라 주택 매매 증가세가 지속돼 여윳돈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은 3분기 순자금 조달 규모가 33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2조3000억원 불어났다. 송 팀장은 “유가 상승과 임금 증가 등으로 비용이 늘어 순이익이 줄면서 순자금 조달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정부는 2분기 순자금 조달(-8조7000억원)에서 순자금 운용(7조1000억원)으로 전환했다.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25.6%로 나타났다. 가계신용 비율이 101.7%에서 101.5%로 0.2%포인트 떨어졌다. 기업신용은 124.0%에서 124.1%로 올랐지만 가계신용 하락폭보다 작았다. 올해부터 적용된 회계기준 변경 효과를 제거한 민간신용 비율은 227.8%로 2분기 228.0%에서 0.2%포인트 내려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