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범 "삼국지 갖다 달라"…유치장서 독서 삼매경

입력 2024-01-04 16:02
수정 2024-01-04 16:2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습격한 피의자가 유치장에서 삼국지를 읽는가 하면 반성문이 아닌 '변명문'을 제출했다고 하는 등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인식하지 않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부산지검으로 압송된 피의자 김모씨는 이 대표를 공격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에 8쪽짜리 '변명문'을 제출했다. 그걸 참고해주시면 된다"고 밝혔다.

그의 '변명문'에 대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반성문이 아닌 '변명문'으로 지칭한 것을 미루어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또한 김씨는 유치장에서 책도 읽고 식사도 꼬박꼬박 챙기면서 별다른 동요 없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책을 읽고 싶다"는 그의 요구에 경찰이 책 대여목록을 제공하자 '삼국지'를 고른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가 보통의 피의자와 다른 면은 또 있다. 바로 카메라 앞에서도 고개를 잘 숙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거 신림동 흉기난동 살인 사건 피고인인 조선(33)과 또래 여성을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한 정유정(23) 등은 대범하게 범행을 저질러 놓고도 카메라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는 등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김씨는 현장에서 촬영하는 취재진 카메라를 이따금 정면으로 응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정식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러한 김씨의 행동들은 자신을 '확신범'이나 '사상범'으로 볼 때 나온다고 설명한다. 공 교수는 "증오범죄는 스릴 추구형, 반영형, '사명형' 3가지로 나뉘는데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대부분 사명형"이라며 "이는 사상범이나 확신범으로 불리는 것처럼 자기의 행위가 잘못된다는 인식 없이 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