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8개 전기로 제강사들의 고철(철스크랩) 재고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철근의 원재료인 고철 가격마저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가운데 가격 반등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 기준 8개 제강사의 철스크랩(고철) 보유 재고 총량은 88만4000t으로 1달 전보다 12만5000t, 12.7% 적게 집계됐다. 업계의 고철 재고의 ‘심리지표’로 여겨지는 90만t이 뚫리면서 제강사들의 고철 매입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고철값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제강사들은 업계 평균 90만t 재고가 초과하면 고철을 더 살 필요 있다고 인지한다”며 “현재 고철 납품업체가 가격을 우후죽순으로 올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제강사들의 고철 가격마저 저점에 가까워 고철값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3년 고철 평균 가격 (영남지역 중량 A 기준)은 연초 50만원 선에서 8월 들어 45만원 선이 뚫리더니 12월 40만원 선까지 빠지며 2023년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연초인 1~2월은 3월 본격적인 건설 착공 물량 대응을 위해 구매량을 늘리는 시점이다. 또 올해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 열연공장에서 150t 전기로 가동을 앞두고 있어 고철값이 상승 전환이 전망된다.
국내 고철 자급률이 충분하지 않은 점도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고철 자급률은 80% 안팎인데 지난 몇 년 사이 들어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며 “일본과 미국 등 수입 고철도 각국의 수출제한 조치로 고철이 갈수록 귀한 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