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 대신 앱에 기록…선결제 실랑이 해결했죠" [긱스]

입력 2024-01-03 18:01
수정 2024-01-11 16:40

“선결제 할인 앱 ‘단골가게’는 카페, 미용실, 정육점, 과일가게 등 다양한 오프라인 상점을 플랫폼 안에 모아놓은 뒤 이용자들이 결제하고, 차감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한 서비스입니다.”

단골가게를 운영하는 플랫폼 스타트업 1인치의 김율 공동대표는 “지금까지의 선결제는 대부분 아날로그 방식으로 장부나 명함 같은 곳에 결제액을 적어 이용할 때마다 차감하는 방식이었다”며 “금액이나 차감 횟수 등을 두고 가게 주인과 손님의 기억이 맞지 않아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해결한 앱이 단골가게라는 설명이다.

단골가게는 2022년 초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업그레이드한 정식 버전으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주형익 1인치 공동대표는 “신규 앱에서는 법인고객도 가입해 근로자를 등록해 쓸 수 있게끔 업데이트가 이뤄진다”며 “선결제한 금액을 가족이나 소모임, 직원끼리 공유하면서 쓰는 기능도 담았다”고 소개했다.

단골가게 이용자들은 선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게를 앱에서 검색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일정 비율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할인율이 20%라면 8만원만 결제하고, 10만원어치를 이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현재 단골가게에 입점한 서울 2500여 개 상점 중 선결제 할인율이 15% 이상인 곳이 70% 정도”라며 “가게들은 최저 5%에서 최대 50%까지 할인율을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골가게는 올해 안으로 입점 가게를 1만2000곳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5년 안에 전국 서비스로 확장해 나간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선결제한 가게가 폐업이나 휴업을 하면 소비자는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김 대표는 “가게별로 선결제 잔액 한도를 두고 있고, 보증보험에 가입하게 해 위험을 낮추고 있다”며 “만약 가게가 폐업하거나 휴업하면 전액 환불해주고 있다”고 했다.

단골가게는 그동안 공짜 서비스로 제공돼 왔다. 정식 버전 출시와 함께 가게들로부터 일정액의 월 이용료를 받아 수익을 낼 계획이다. 앞으로 예약, 주문, 배달 등 새로운 부가 기능도 붙여나갈 예정이다. 회사 측은 배달 플랫폼처럼 지역 기반 서비스에 특화해 ‘상위 노출 광고’ 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소상공인의 선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를 하고 대출 상품을 연계하는 서비스도 계획 중”이라며 “선결제 데이터는 단골이 얼마나 있느냐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가게의 안정성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주 대표는 1981년생 동갑내기로 고등학교(경기고)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온 사이다. 대학도 똑같이 연세대를 나왔지만 전공과 성향은 다르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신문방송학을, 주 대표는 연세대 컴퓨터산업공학과 KAIST 경영대학원 정보미디어 석사를 했다. 김 대표와 주 대표는 “선결제 플랫폼이라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2019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들었다”며 “연간 210조원 규모의 한국 외식·서비스업 시장에서 선결제를 활성화해 소비자와 상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