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테러는 자유 민주주의의 적"…韓 "지지자 모두 쾌유 기원"

입력 2024-01-03 17:22
수정 2024-01-03 18:10


윤석열 대통령은 3일 “테러라고 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간에 피해자에 대한 가해행위, 범죄행위를 넘어서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자유사회를 지향하는 우리 모두의 적”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고 단호한 대응을 주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 모두발언에서 “원래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시기로 했던 이재명 대표께서 어제 테러를 당해서 지금 치료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 주최로 열린 신년인사회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입법·사법·행정부 주요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향해 “우리 모두 정말 하나된 마음으로 피해자를 위로하고, 같은 마음으로 단호하게 대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자”고도 당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신년 덕담을 하던 중 “국민의힘은 모든 폭력을 강력하게 반대할 뿐만 아니라 진영과 상관없이 피해자의 편에 서서 행동하는 사람들”이라며 “우리 지지자들 모두 같은 마음으로 이 대표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법부 구성원 모두,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폭력을 용납하지 않고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년인사회에는 급발진 확인 장치를 발명해 대통령상을 수상한 국지성 군,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구한 이원정 간호사와 강태권 대위 등 국민대표 3인도 초청됐다. 윤 대통령은 “올해도 우리 미래 세대의 행복과 풍요로운 민생을 위해서 다함께 열심히 일하자”고 했다.

정치권은 이날도 이 대표 피습을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피습 사건은 민주당을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 전체의 불행한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여야 모두가 독버섯처럼 자라난 증오 정치의 악영향을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 정치 문화를 혁신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 인사 중에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처음 이 대표 병문안에 나섰다. 다만 이 대표가 전날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라 만남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대통령실도 이 대표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고위급 인사가 병문안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