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시작부터 위스키 수요를 선점하려는 유통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역대 최대 물량의 할인 행사를 여는가 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군을 확대하기도 한다. 식지 않는 위스키 열풍 속에서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매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마트, 위스키 '역대급 물량' 할인 판매
이마트는 오는 5~6일 이틀 간 발베니·맥캘란·산토리가쿠빈·짐빔·싱글톤 등 인기 위스키를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고 3일 발표했다. 할인 판매 물량은 총 4만병이다. 이마트의 역대 위스키 할인 행사 가운데 가장 많다. 고아라 이마트 주류바이어는 “위스키에 대한 높은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적었기에 새해에는 보다 많은 고객분들이 구매하실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실질 할인율은 더욱 클 전망이다. 앞서 빔산토리코리아는 지난 1일부로 짐빔과 산토리가쿠빈 등 가정용 위스키 제품 가격을 평균 9% 올렸다. 하지만 이마트는 이번 행사 기간 동안 해당 제품 할인을 지난해 가격에 적용하기로 했다. 해당 기간 산토리가쿠빈(700㎖)과 짐빔 화이트(750㎖)를 행사 카드로 결제하면 지난해 가격에서 10% 할인된 각각 3만5820원, 2만880원에 살 수 있다. 가격 인상 전 위스키를 미리 사두려는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차별화 제품을 앞세운 곳도 있다. 편의점 GS25는 지난 1일 ‘커티삭’과 ‘커티삭프로히비션’ 등 위스키 2종을 단독 출시했다. 20여년 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을 국내 단독 판매함으로써 추억의 제품을 찾는 수요를 정조준했다. 동시에 각각 1만원대, 4만원대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가성비 위스키 수요도 노렸다. 2023년 '역대 최대' 수입량 또 갱신
유통업계의 치열한 배경엔 갈수록 커지는 위스키 수입량이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2만8391t으로, 2022년 전체 수입량(2만7038t)을 넘어섰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대치였다. 일부 대형마트에선 위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이 13%로 수입 맥주(12.9%)를 넘어서기도 했다.
위스키의 경우 제품별 소비자 선호도가 명확하고 물량이 한정돼있어 특정 제품을 선점할 경우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효과가 크단 점도 한몫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위스키의 경우 다른 주류와 비교해 단가가 커 매출 볼륨(규모)을 키우는 효과도 크다”며 “새해에도 유통업계의 위스키 제품군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