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 구독해지 늘자…OTT, 고객 붙잡을 묘수 짜냈다

입력 2024-01-03 10:54
수정 2024-01-0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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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서비스 요금이 오르면서 구독을 해지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들은 광고가 포함된 비교적 저렴한 요금제를 도입하는 등 가입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독 분석 제공업체 안테나를 인용해 지난해 11월 기준 프리미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지한 미국 고객이 6.3%에 달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1년 전인 5.1%보다 1.2%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또한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의 미국 구독자 약 25%가 지난 2년간 최소 3개의 서비스 구독을 해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애플TV와 디스커버리+, 디즈니+, 훌루, 맥스, 넷플릭스, 파라마운트+, 피콕, 스타즈 등이 포함된다.

WSJ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변덕스러워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스트리밍 업체들이 고객을 붙잡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약하는 이유는 비용 부담이 가장 컸다. OTT 업체들은 경쟁이 치열해지자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구독료를 인상해왔기 때문이다.

소비자 이탈이 가속하자 OTT 업체들은 광고가 붙는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거나 경쟁사와 협력해 번들 상품을 내놓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할인 또는 무료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훌루는 광고가 포함된 구독료가 월 7.99달러지만, 6개월간 절반 가격도 안 되는 2.99달러에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동시 시청 가능 기기 4대인 고화질의 프리미엄 구독료를 22.99달러로 인상하는 대신 기기 수가 2대로 제한되는 스탠더드 가격은 15.49달러로 유지했다.

여러 OTT를 묶는 번들 상품을 내놓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버라이즌은 지난달 넷플릭스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OTT인 맥스를 묵은 번들 상품을 출시했다. 별도 구독 시 월 16.98달러였던 것을 월 10달러로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데이비드 자슬라브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CEO)는 "번들 상품은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미래 비즈니스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여러 스트리밍에 대해 번들 요금을 지불하면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지할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OTT 업체들은 신규 가입자를 유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독을 해지한 소비자를 다시 복귀시키는 것도 중요한 의무가 됐다. 안테나에 따르면 프리미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지한 고객 4명 중 1명은 4개월 안에 다시 해당 서비스로 돌아왔다. 3명 중 1명은 7개월 안에, 절반은 2년 안에 재구독을 시작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디즈니+ 구독을 개시하거나 무료 체험을 끝내고 유료 구독을 시작한 미국 소비자 중 60%는 광고가 포함된 플랜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테나의 조너선 칼슨 공동 설립자는 "(구독자) 유지는 처음 그들을 확보했을 때 신규 구독자를 유지하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며 "이는 평생 고객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