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불륜 증거 잡았더니 되레 법적 처벌 직면한 여성 "대체 왜?"

입력 2024-01-03 02:23
수정 2024-01-03 02:24

남편의 차량 블랙박스에서 불륜 정황을 발견한 여성이 되레 법적 처벌에 직면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서울~부산 장거리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지만, 남편의 외도로 현재 별거 중이라는 A씨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A씨는 "남편과 결혼 후 어렵게 임신했지만 결국 유산했다. 슬픔을 나누면서 사이가 더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차를 몰던 도중 접촉 사고가 일어났고 블랙박스를 확인하던 A씨는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늘 따뜻하고 저희 부모님에게도 싹싹하게 잘하는 사위였기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라며 "배신감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곧바로 짐을 챙겨 친정으로 간 A씨는 며칠 뒤 열쇠 수리공을 불러 남편 차량 문을 열었다. 그리곤 블랙박스 안에서 메모리카드를 빼내 불륜 정황이 담긴 증거를 찾아냈지만, A씨는 "인터넷에 검색해 봤더니 불법으로 얻은 증거물은 증거물로 효력이 없다고 한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들은 김언지 변호사는 "해당 차가 부부가 함께 타던 것이라 해도 이미 두 사람이 별거 중이라면 부부가 경제적 공동체로 함께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수색 행위에 해당할 것"이라며 "블랙박스에서 메모리카드를 뺐다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고 절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도 민사소송 손해배상 사건에선 증거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증거(블랙박스 파일)로 부정행위가 입증된다면 남편, 상간녀에게 위자료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