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증권사들은 2024년 새해에도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의 빅테크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라이릴리,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등 바이오와 헬스케어 종목도 유망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사 최다 추천 엔비디아·MS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10대 증권사로부터 ‘올해 해외 유망 종목’을 추천받은 결과 다섯 곳이 엔비디아와 MS를 공통으로 추천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전 산업 분야로 확산하면서 관련 사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새해에도 여전히 주목받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245%, MS는 58% 뛰었다.
NH투자증권은 “AI 서버 구축 원가의 70%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와 판매에 집중돼 있다”며 “이 산업은 2024년에도 고성장할 예정이고, 그 수혜가 엔비디아에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은 “MS는 오피스 전 제품에 AI 기능을 도입한 뒤 신규 고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부터 AI 수익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 네 곳은 구글과 유튜브를 운영하는 알파벳을 추천했다. 검색엔진과 동영상 플랫폼에서 확보한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반으로 생성 AI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KB증권은 “알파벳은 AI를 활용한 ‘생성형 검색 경험(SGE)’으로 구글을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PER)이 19배까지 낮아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서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라이릴리, 신약 모멘텀 풍부
증권사들이 복수 추천한 종목은 모두 성장주였다. 올해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를 판매할 예정인 일라이릴리를 유망하다고 추천한 증권사가 네 곳 나왔다. 노보노디스크가 2021년 미국에서 출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체중을 평균 15~20% 낮춰주는 효능이 입증돼 품귀 현상까지 빚었다. 일라이릴리의 새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은 올 1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 가격 인하가 만든 부정적 영향을 후속 신약 모멘텀이 상쇄할 것”이라고 했다.
증권사 세 곳은 각각 애플, 제너럴일렉트릭, 아마존닷컴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올해도 호실적이 예상돼 추천 종목에 이름이 올랐다. 투자정보포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09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1.88달러)보다 11% 증가할 것으로 봤다. KB증권은 “애플은 매출 성장이 둔화하고 있으나 강한 현금 흐름으로 자사주 매입을 지속하며 높은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너럴일렉트릭은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신재생에너지 수혜주로 거론됐다. 삼성증권은 제너럴일렉트릭에 대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핵심 사업 부문 업황이 모두 긍정적”이라고 했다.
이 밖에 세일즈포스, 이튼, 유나이티드헬스그룹, 핀둬둬 등 기업들도 증권사들로부터 2표씩 받았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