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국내 10대 증권사가 뽑은 ‘2024년 유망주’로 선정됐다. 올해 반도체 업황이 턴어라운드하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새 시장이 열리면서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인공지능(AI)과 시너지가 큰 바이오와 로봇 섹터에서도 유망주가 쏟아졌다. 올해는 ‘9만전자’
1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10대 증권사(자본금 기준)로부터 올해 투자 유망 종목을 최대 다섯 종목씩 추천받은 결과 총 47개 종목이 집계됐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종목은 8표를 받은 삼성전자였다.
KB증권은 “반도체 상승 사이클 진입과 HBM 시장의 단계적 진입으로 올해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며 “온디바이스 AI 제품 출시로 메모리 반도체 재고 축적 수요도 늘고 있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낸드 사업 흑자 전환, 파운드리 성장 등이 맞물리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3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8% 오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날 기준 증권가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9만1917원. 업황이 개선되는 시기엔 목표주가도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다시 ‘8만전자’를 넘어 ‘9만전자’로 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다른 반도체 기업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반도체 사업 비중이 큰 SK하이닉스도 증권사 네 곳으로부터 유망주로 추천받았다. 삼성증권은 “가열되는 HBM 경쟁 속에서 기술 경쟁력, 고객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부문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네이버·삼바 주목
토종 생성형 AI를 선보인 네이버도 증권사 다섯 곳의 선택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은 “대화형 AI ‘클로바X’와 생성형 검색 서비스 ‘큐(Cue:)’ 등 다양한 AI 서비스가 공개됐다”며 “올해 광고·커머스 분야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양한 신약 개발 가능성이 거론되는 바이오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이 각각 3표, 2표를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은 “글로벌 제약사와 수주 지속 확대, 4공장 조기 가동으로 올해 확실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글로벌 신약 성과에 더해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래에셋증권은 SK바이오팜에 대해 “올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어난 4746억원, 영업이익은 484억원(흑자 전환)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아, 현대모비스, HD현대일렉트릭, 삼성전기 등 제조업체들도 2표씩 받았다. 지난해 주가 변동성이 컸던 하이브도 2표를 얻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신규 라인업이 세 팀 이상이고, 기존 라인업의 팬덤이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음원 매출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망 업종을 묻는 질문엔 로봇과 바이오를 답한 증권사가 각각 여섯 곳으로 가장 많았다. 로봇은 AI와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섹터로 여겨졌다. KB증권은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한 기업의 투자와 정부의 정책이 AI 로봇 산업을 대중화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오업계에선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올해 실적 개선세가 예상되는 반도체도 5표를 받았다. 이 밖에 조선, 인터넷, 2차전지, 해외 수주, 문화콘텐츠, 금, 우주항공, 게임, 기계, 에너지인프라, 음식료 등이 올해 유망 업종에 이름을 올렸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