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기존 도시 이미지에 첨단농업, 의료관광, 친환경에너지 등의 신사업을 더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산업도시는 관광이나 낭만 도시를 표방하고 관광도시는 첨단산업, 농업도시는 에너지산업을 육성하는 등 주 캐릭터 외에 ‘부캐(부캐릭터)’ 키우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방 소멸 위기를 맞은 지자체들이 기존 도시의 강점에 새로운 산업과 문화자원을 통해 도시의 매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부캐’산업으로 경쟁력 높이자1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올해 경북 경주는 역사 문화관광 도시에서 과학 첨단도시로, 전통적 산업도시인 구미시는 낭만 도시로, 농업도시 나주는 첨단농업과 에너지산업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충남 아산시는 디스플레이 도시에서 의료관광 도시로의 변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고대 마한시대부터 호남 대표 농업도시였던 나주시는 한국전력 본사가 있는 빛가람 혁신도시가 들어선 뒤 에너지산업을 미래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인공태양 연구시설 등 국가 대형연구시설 유치와 에너지 국가산단 조기 추진, 차세대 고효율 반도체 생태계 및 한국에너지공대와 연계한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 에너지신산업 글로벌 혁신특구·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을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경주시는 역사문화관광도시를 넘어 첨단산업도시로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경주시는 꿈의 에너지인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를 위해 2021년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지난해 3월 신규 국가산단 공모에 경주가 선정된 데 이어 작년 말 어렵게 확보한 원전 예산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의 SMR 국가산업단지를 경주시 문무대왕면 일원에 건설할 계획이다. 제조업 분야 경주의 첫 번째 국가산단으로 경주시민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남을 대표하는 중소기업도시 김해시는 ‘물류 도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김해는 소규모 중소기업도시라는 낡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른바 ‘동북아 물류 플랫폼’에 도전한다. 시는 총면적 14㎢ 부지에 전자상거래 유통물류단지와 국제물류단지 등 첨단 물류 시설을 집적화할 방침이다. 경주·구미 등 특화산업 육성디스플레이산업을 선도해온 충남 아산시는 ‘온천 도시’의 옛 명성을 되살려 의료관광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아산은 온양온천, 도고온천, 아산온천 등 전국에서 유일하게 3개 온천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시는 목욕과 레저 중심의 온천문화에 치유·치료를 접목해 온천의료 관광도시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시는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온천 도시 지정을 계기로 온천수를 활용한 의료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온천수 의료 효능 검증’에 나선다.
경북의 대표산업도시인 구미는 방산 혁신클러스터와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지정으로 5대 미래 첨단전략산업으로 경제지도를 전환하면서 푸드페스티벌과 라면축제, 금리단길 등으로 ‘낭만 도시’ 이미지를 새로 입히고 있다. 라면축제는 10만 명이 찾았고, 금리단길은 청년이 떠나는 도시를 외지인이 찾는 도시로 바꾸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산업도시 울산은 올해 문화·관광도시로의 비상을 선언했다. 시는 태화강 국가정원 일원에 3600억원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건립 사업을 추진한다. 공연장은 3000석 규모로, 2028년 준공 예정이다. 쓰레기매립장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짓는다. 매립장 완충녹지를 태화강 국가정원과 함께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산=강태우/경주=오경묵 기자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