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채권시장 심각한 위기 맞을 수도"…美월가 투자자 '경고'

입력 2023-12-31 13:45
수정 2023-12-3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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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월가 투자자들이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따라 현금을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는 기업 채권에 투자하길 권했다. 또한 미국 정부의 확장적인 재정정책으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하해도 장기 국채금리는 더 상승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에라 뮤추얼 펀드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제임스 세인트 오빈은 올해 미국 부채 시장이 가장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과 대출 기준 강화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서다. 그는 "이 두 가지가 함께 작용하면 궁극적으로 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는다"고 우려했다. 오빈은 기업들이 결국 더 높은 금리로 재융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내년에 기업 부채 시장이 가장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조지 보리 채권 수석 투자전략가는 “향후 몇 년간 리파이낸싱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현금 흐름을 가진 우량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혹시라도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하면 국채 금리가 연 6%로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로크는 미국의 급증하는 채권 발행과 확장적 재정 정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일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면 미국 정부는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더 많은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Fed가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이같은 미 국채의 공급 과잉으로 장기 국채 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프랜시스 도널드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Fed의 기준 금리 인하로 채권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경기침체를 예상하면서도 미국 국채 투자를 추천했다. 전 세계가 함께 경기 둔화를 맞이할 경우 투자자들은 그나마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몰려들 가능성이 커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