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kg 찌우고 다시 감량"…'고무줄 몸무게' 배우 비법 보니 [건강!톡]

입력 2023-12-30 13:37


"먹고 싶은 걸 먹고 싶을 때 먹으면서 14kg를 찌웠고, 촬영이 끝난 후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뺐습니다."

ENA 수목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에서 씨름 선수로 분했던 배우 장동윤의 말이다.

장동윤은 극 중 백두급 씨름 선수라는 김백두 역을 맡아, 몸무게 역시 백두급 선수에 맞춰 증량했다. 마른 체형이었던 장동윤은 작품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놀라움을 자아냈는데, 다이어트 방법으로 "간헐식 단식을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장동윤 뿐 아니라 캐릭터에 맞춰 몸무게를 찌고, 빼는 상황이 많은 배우 중 "간헐적 단식으로 애용한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앞서 영화 '바비'에서 켄 역을 맡으며 인형 같은 복근을 선보인 할리우드 배우 라이언 고슬링 역시 가공식품 섭취를 금지하고, 간헐적 단식을 하면서 몸을 만들었다고 그의 개인 운동 트레이너 데이비드 히긴스가 밝히기도 했다.

미국 변호사이자 방송인으로도 활동하는 서동주도 "내가 와인, 막걸리, 소맥을 좋아한다"며 "다이어트를 안 하면 TV에 찐빵같이 나와서 1일1식 형태로 간헐적 단식을 한다고 밝혔다. 서동주는 오후 서너시에 첫 끼 겸 저녁을 먹고, 오후 6시 이후 금식하는 형태로 간헐적 단식을 진행했다.

이들 외에도 방탄소년단 정국, 가수 자이언트 핑크, 영지, 배우 윤은혜 등도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간헐적 단식을 실천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간헐적 단식은 하루 중 먹을 수 있는 시간을 정해 공복을 유지하는 원리다. 일주일에 5일은 정상식, 2일은 24시간 단식을 하는 5:2 식사법, 또는 16시간 단식 후 8시간 동안 식사하는 16:8 식사법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전문가들은 공복 후 12시간이 지나면 지방층에 있던 글리코겐이 에너지를 내는 성분으로 바뀌어 지방을 연소시키기 시작하기 때문에 최소 12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한다.

음식을 섭취하면 소화를 위해 대장, 소장 등이 영양분을 흡수하고, 동시에 몸에 노폐물이나 독성물질이 남게 되는데 이런 과정이 잠시 멈출 수 있도록 '공복' 상태를 유지한다는 원리다. 이런 선순환이 계속되면 비만은 물론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심장질환 등의 위험 요소도 덩달아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 크리스타 바라디 교수팀이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공개한 임상 실험에 따르면 비만과 당뇨병 환자의 체중 관리에는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제한하는 간헐적 단식이 열량 섭취를 줄이는 것보다 효과적이었다.

연구팀은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 75명의 식사 시간을 매일 낮 12시부터 밤 8시까지로 제한하는 간헐적 단식 그룹과 하루 섭취 열량을 25% 줄이는 열량 섭취 제한 그룹, 제한을 두지 않는 대조군으로 무작위로 나눈 뒤 6개월간 체중과 허리둘레, 혈당 수치 등 변화를 관찰했다.

임상 시험 결과 평균 에너지 섭취량은 간헐적 단식 그룹이 하루 313㎉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고 칼로리 제한 그룹은 197㎉, 대조군은 16㎉가 준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시험 6개월 시점의 체중은 간헐적 단식 그룹이 대조군에 비해 평균 3.6% 감소했지만 칼로리 제한 그룹은 1.78% 감소에 그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가 무턱대고 간헐적 단식을 시행하면, 저혈당에 빠지거나 혈당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 환자의 간헐적 단식에 앞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암, 패혈증, 결핵, 간염, 부정맥,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평소 위, 대장 등의 소화기관에 문제가 있는 사람의 경우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또한, 체질량지수가 낮은 사람, 임산부나 수유부, 65세 이상 노약자, 어린이도 단식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꼽힌다.

또한 공복시간이 끝나자마자 케이크나 주스와 같은 단 음료를 먹을 경우,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에 가급적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해야 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