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남양연구소 차량소프트웨어(SW)담당 산하의 전자·인포테인먼트·자율주행 조직과 SW 계열사 포티투닷을 합치기로 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관련 연구개발(R&D) 조직을 일원화해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SW 연구개발 일원화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다음달 R&D 조직을 전면 개편한다. 글로벌 SW센터 역할을 하는 계열사 포티투닷과 남양연구소 내 SW 관련 조직을 합치는 것이 핵심이다. 남양연구소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차량SW담당 중 전자개발센터,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 자율주행사업부 소속 직원들이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SW 조직이 분산돼 있어 일관성이 떨어지고 협업 체계가 복잡해 R&D 속도를 떨어뜨린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포티투닷을 4276억원에 인수했다. 네이버 CTO 출신인 송창현 사장(사진)이 설립한 이 회사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모빌리티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송 사장은 2021년 TaaS(포괄적 교통서비스)본부장으로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 인수 이후 계속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TaaS본부와 인공지능(AI) 기술 전담 조직 ‘에어스(AIRS)컴퍼니’의 핵심 기능을 포티투닷으로 합쳤다. 이후 그룹의 ‘글로벌 SW센터’ 기능을 맡겼다. 지난 4월에는 포티투닷에 1조원을 추가 투자했다. 이번엔 기존 SW 역량까지 합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포티투닷 인력은 이번 조직 개편에 따라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200명 수준이었던 포티투닷은 최근 450명 정도로 늘었다. 이번에 200명 안팎이 추가로 옮겨오면 600명 이상의 R&D 조직이 된다.
서울 강남과 양재, 경기 판교와 용인 등에 흩어져 있는 포티투닷 임직원들은 조직 개편 이후 제2판교테크노밸리 내 ‘SW 드림타운’으로 모두 모여 일하게 된다. 통합 사옥은 단순한 사무 공간이 아니라 자율주행 전기차, SDV 개발을 위한 다양한 테스트 공간으로 꾸며진다. 2025년 모든 차종 SDV로 전환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바꾸기로 했다.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제품과 비즈니스를 전환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목표다.
올해 출시한 모든 차종에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을 적용한 것이 시작이다. 서비스센터를 찾을 필요 없이 원하는 시간, 장소에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도 최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차량이다.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가입한 차량은 1000만 대 수준이다. 2025년까지 연식 변경 차량을 포함해 모두 SDV로 전환하면 서비스 가입 차량이 200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 계획도 세웠다. 2030년까지 18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 신사업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R&D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일규/선한결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