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내년 4월 한국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 등 주요 정치 일정을 앞두고 북한이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북한은 과거 20·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도 탄도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의 도발을 한 바 있다.
국정원은 28일 “북한이 한국의 총선과 미국 대선이 있는 2024년 정세 유동기를 맞아 불시에 군사·사이버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핵실험(1월 6일) △무인기 침범(1월 13일) △대포동 미사일 발사(2월 7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3월 31일) 등을 자행했다. 또 21대 총선 직전인 2020년 3월 한 달간 대남 전술무기인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4회 연속 발사했다.
국정원은 또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주도한 김영철을 지난 6월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을 지휘한 이영길·박정천을 8월 각각 북한군 총참모장과 노동당 군정지도부장으로 기용한 점도 도발 징조로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 위협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은 전날 당 전원회의에서 “군·군수·핵무기·민방위 부문에서 전쟁 준비 완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8일 ‘화성-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을 때는 “내년 초 남한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국정원은 “연초 북한 도발에 대비해 유관 부처와 함께 조기경보 및 대비 태세에 빈틈이 없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경기 연천군 ‘육군 제5보병사단’을 방문해 경계 태세를 살피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북한은) 자기들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언제든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며 “도발을 당하면 즉각 보복 대응하고 나중에 보고해주길 바란다. 선조치 후보고하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