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비서실장으로, 정책실장에는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를 내정했다. 국가안보실장에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을 기용했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해온 원년 실장들과 5명의 수석비서관을 전원 물갈이해 2기 참모진이 새출발하게 됐다.
이번 인사로 중책을 맡은 인사들 어깨가 무겁다. 복잡하게 얽힌 국내외 경제 현안을 신속·정확하게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 지지부진한 노동·연금·교육 개혁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모두 새 진용이 주도해야 할 막중한 과제다.
주목하는 대목은 경제통이 전면에 집중 배치됐다는 점이다. 산업 정책을 오래 해온 이 실장, 재정·금융통 박춘섭 경제수석, 거시경제 전문가인 신임 성 실장까지 모두 중량감이 있다. ‘사람이 없어, 경험이 부족해 일을 못 했다’고 변명하기는 힘들게 됐다. 특히 성 실장의 역할이 막중하다. 개혁적 젊은 경제학자로서 내온 숱한 쓴소리를 이제 정책에 직접 반영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때 소득주도성장론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내는 등 소신이 분명한 만큼 본인이 이를 정책으로 입증해야 할 책무가 크다. 문재인 정부 때 ‘경제를 제대로 모르는 경제인’들이 요직을 맡아 개혁은커녕 시장 기능을 훼손하고 기업을 억눌렀던 것을 반면교사로 잘 살펴보기 바란다. 그 업무가 이제 성 실장 등의 손에 넘어갔다.
이번 인사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정책실장이 한 달도 안 돼 바뀌는 등 잦은 인사는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국민이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이런저런 논란 등으로 대통령실의 참모 기능에 대한 문제 제기도 없지 않았다. 이런 것도 잘 극복해야 한다.
새 참모진이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는 길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국민만 보면서 가는 것이다. 불필요한 포퓰리즘에 휩쓸리거나 정치권의 뻔한 셈법에 휘둘리면 안 된다. 이참에 외부 각계각층과 다양한 접촉도 필요하다. 참모들이 직접 나서 민생과 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기업·산업계와의 접점도 넓히는 게 좋다. 해가 바뀌면 윤석열 정부의 임기는 반환점에 다가선다. 언제까지 거대 야당의 발목잡기만 탓할 수는 없다. 2기 참모들은 오직 성과로 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