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GS25가 수입맥주 묶음 판매 단위를 4캔에서 3캔으로 바꾼다. ‘4캔 1만원’ 할인 판매를 시작한 지 9년만이다. 고물가에 4캔 묶음 가격이 1만원을 훌쩍 넘긴 데 따른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겠단 의도다. 새해부터 '맥주 3캔 9000원' 판매
GS25는 2024년 새해부터 500㎖ 수입 맥주의 묶음 할인 판매 단위를 4캔에서 3캔으로 변경한다고 28일 발표했다. 기존엔 수입 맥주 4캔을 살 때 1만2000원으로 할인이 적용됐지만, 새해부터는 3캔을 9000원에 살 수 있게 된다.
묶음 단위가 변경돼도 4캔에 1만2000원, 5캔에 1만5000원 등 1캔당 3000원 가격은 그대로 유지된다. 작은 캔(330~350㎖)의 경우 기존 5캔에 1만2000원에서 4캔에 9000원으로, 1캔당 가격이 기존 2400원에서 2250원으로 떨어진다.
수입 맥주 할인 행사 단위가 3캔으로 바뀌는 것은 9년 만이다. GS25는 지난 2014년 수입 맥주 4캔을 1만원에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국산 맥주와 비교해 수입 맥주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다는 인식이 생기며 수입 맥주 판매량은 급증했다. GS25의 전체 맥주 매출에서 수입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3.8%에서 지난해 45.2%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고물가와 1인 가구 증가에 '맥주 4캔' 공식 깨졌다
GS25가 ‘맥주 4캔’ 공식을 깨트린 배경엔 가파른 물가 상승이 있다. 편의점 업계는 종전에 4캔 1만원이던 수입 맥주 묶음 판매 가격을 지난 2022년 4캔에 1만1000원, 지난해 1만2000원까지 올렸다. 맥주 가격 인상에 따른 조치였다. 묶음 판매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서자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이 생겼다. 이에 따라 1캔당 가격은 예전과 같이 유지하되 할인 적용 기준을 낮추는 방식을 통해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편의점의 주 소비층인 1인 가구가 크게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소비 트렌드가 대량 구매보다는 소량 구매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지난 8월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23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 가구는 총 972만 가구로 2014년(705만)과 비교해 37.9% 늘었다.
GS25는 이번 변화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안재성 GS리테일 주류팀 상품기획자(MD)는 “시장 상황의 변화에 맞춰 더욱 효율적인 행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약 10여 년 간 공식화된 맥주 행사를 새롭게 개편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행사와 상품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