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28일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받던 배우 이선균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후진적인 수사 관행과 보도 관행을 되돌아보고 벗어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배우 이선균님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한다. 영화와 드라마로 친숙했던 배우여서 마치 잘 아는 지인이 세상을 떠난 것만 같다. 수사기관의 수사 행태와 언론의 보도 행태가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보여 더욱 가슴 아프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범죄혐의가 확인되기도 전에 피의사실이 공표되거나 언론으로 흘러나가면서 추측성 보도가 난무하고, 과도하게 포토라인에 세우는 등 명예와 인격에 큰 상처를 주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모는 일은 이제 끝내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마약 수사 역량이 대폭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검찰 조직을 줄이며 마약 담당 부서를 통폐합했다.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대검 강력부에서 마약 수사 부서를 없앴고, 2020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대검 마약과를 조직범죄과에 흡수시켰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부터는 검찰은 '마약 밀수' 사건 중에서도 500만원 이상만 수사할 수 있게 됐다. 이어 지난해 4월 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으로 검찰의 마약 수사권을 박탈하고, 경찰에 그 권한을 집중시켰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마약범죄는) 5년 사이에 불과 5배 늘어난 수준"이라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마약 범죄 대응을 비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의 검찰개혁 과정에서 마약 조직과 유통에 관한 법 집행력이 현격히 위축된 결과가 어떠했는지 국민께서 모두 목격했을 것"이라며 "현 정부는 출범 후 중요 마약 범죄에 대한 법 집행력을 회복하고 검경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는 등 마약 청정 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