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8일 14: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한국 자본시장은 조단위 대형 거래가 실종된 가운데 대기업들의 사업 구조조정 차원의 자산 매각과 중소형 거래들이 주를 이뤘다. 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삼일PwC가 인수합병(M&A) 재무자문과 회계실사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법률자문 부문에선 전통의 강호 김앤장법률사무소가 선두를 지켰다. 주식발행시장(ECM)에선 한국투자증권이 3년 만에 1위에 올랐다. 삼일PwC, M&A 자문·회계실사 2관왕28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와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023년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M&A 전략을 총괄하고 딜을 주도하는 재무자문 부문(발표 기준) 올해 1위는 삼일PwC가 차지했다.
삼일PwC는 올해 79건의 거래에 참여했다. 거래 규모는 9조4403억원에 달했다. 기존에 강점을 보인 1000억~3000억원대 중소형 거래뿐 아니라 5000억원 이상의 중대형 거래에도 대거 참여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사모펀드(PEF)운용사인 한앤컴퍼니를 도와 총 9720억원이 투입된 의료기기업체 루트로닉의 경영권 인수 및 공개매수가 대표적이다. 화장품 회사인 코스알엑스를 아모레퍼시픽에 7551억원에 매각하는 거래에서도 매각 측을 자문했다.
삼일PwC는 중소·중견 기업 거래뿐 아니라 대기업들의 사업부 매각에서도 두루 성과를 냈다. SKC의 자회사 SK피유코어 매각(4100억원),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 사업부 매각(3600억원) 거래에서 매각 측을 자문했고, CJ제일제당이 중국 시츄안푸드를 2943억원에 매각하는 거래도 도왔다.
재무자문 2위는 JP모간이 차지했다. 총 6건 4조6616억원 규모의 거래에 참여했다. 글랜우드PE의 PI첨단소재 매각(1조원)을 도왔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 투자청(GIC)로부터 1조154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받을 때 자문을 제공했다. 총 2조3000억원에 달했던 SK쉴더스의 공동매각자문 등 올해 몇 안 되는 조단위 거래에 대거 참여해 저력을 보였다.
크레이트스위스와 합병한 UBS는 총 6건의 거래로 4조320억원어치 실적을 올리며 3위에 올랐다. 첫해부터 합병 시너지를 증명했다는 평가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에어퍼스트 지분 30%를 블랙록에 매각하는 거래(1조1200억원)를 자문했고, KT클라우드가 IMM크레딧솔루션으로부터 6000억원을 조달한 거래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법률자문 분야에선 김앤장이 총 64건, 19조2192억원 규모의 거래를 자문해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1조원 이상의 거래만 7건을 수임했다. 2조3500억원 규모의 SK쉴더스 M&A에선 매도측인 SK스퀘어와 인수 측인 EQT파트너스를 모두 대리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세종은 41건, 10조6728억원의 자문을 맡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1조1540억원에서 법률자문을 제공했다. 루트로닉 및 LG화학 편광판 소재사업부 매각에도 참여해 성과를 냈다. 광장이 76건 9조6992억원의 규모의 거래 자문을 해 3위로 뒤를 쫓았다. UCK파트너스와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하는 거래에 참여했다.
회계실사 부문에선 삼일PwC가 106건 19조6433억원의 자문을 제공해 선두에 올랐고, 삼정KPMG가 뒤를 이었다. 주식발행 한투, 채권발행 KB-NH '양강'주식발행시장(ECM)에선 한국투자증권이 3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올해 총 27건, 2조1423억원 규모의 주식 발행을 대표 주관했다.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공모액 1조1433억원), 한화오션 유상증자(1조4971억원) 등 조단위 유상증자와 두산로보틱스 IPO(4212억원) 등을 소화했다.
NH투자증권은 21건, 1조7378억원어치 거래를 맡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케미칼(1조2155억원) 등 다수의 조단위 유상증자를 소화했다. 그 뒤로 KB증권(25건·1조2913억원), 미래에셋증권(19건·1조943억원), 삼성증권(14건·8443억원) 순이었다.
IPO 대표주관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증권(18건·9485억원)이 1위를 차지했다.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4192억원) 등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대형 IPO를 맡았다.
채권발행시장(DCM) 시장에선 올해도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양강 체제가 유지됐다. KB증권은 일반 회사채 대표주관 부문에서 244건, 10조9684억원어치 거래를 주선해 DCM 1위를 차지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부문에서 2위, 자산유동화증권(ABS)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고른 실적을 쌓았다. NH투자증권은 190건, 10조6558억원 규모 일반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해 2위에 올랐다.
차준호 / 박종관 / 최석철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