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각 지역별 외식업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오피스 지역과 대학가의 양극화가 나타났다. 직장인이 많은 광화문, 역삼동 지역 외식 매출은 늘었지만, 젊은층 비율이 높은 홍대 지역 매출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28일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이용하는 서울 시내 외식업 사업장 중 20만곳의 매출 데이터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서울 지역 12월 1~3주 외식 업소의 평균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였던 점을 감안하면 기대했던 큰 매출 상승은 없었던 셈이다.
주간(오전 6시~오후 6시) 매출이 전년 대비 5% 늘어났지만 야간 매출(오후 6시~다음날 오전 6시) 증가율은 2%에 불과했다. KCD 관계자는 "코로나 규제가 사라졌지만 거나한 회식 문화는 돌아오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에서 전년 대비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낸 상권은 광화문 인근 지역이었다. 12월 1~3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0% 늘어난 매출을 기록했다. 야간 매출도 11~16% 증가했다. 재택에서 출근으로 돌아선 회사들이 늘어나며 인근 상권의 경기도 좋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 지역 오피스가인 역삼동 일대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5% 매출이 올랐다. 금융가인 여의도 지역은 낮과 밤의 온도가 달랐다. 주간 매출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1~2% 정도 감소했지만, 야간 매출은 전년 대비 3~6% 정도 늘었다.
대표적인 '젊은 거리'로 불리는 홍대 인근 지역의 경기는 냉랭했다. 12월 1~3주 매출이 줄었다. 12월 1~3주 매출이 14% 감소했다. 크리스마스가 낀 12월 3주 차에도 야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주간 매출도 9% 감소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매출도 지역에 따라 격차가 컸다. 24일 광화문과 역삼 지역은 각각 전년 대비 59%, 16%의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잠실과 홍대 지역은 -10%, -16% 매출이 줄었다. KCD 측은 "코로나 마스크 규제가 있던 작년에 비해서도 대학가 상권은 분위기가 더 냉랭해졌다는 게 확인됐다"고 했다.
강예원 한국신용데이터 데이터전략 이사는 “지속적인 인건비 및 재료비 상승이 소비 패턴을 크게 변화시켰다”라며 “엔데믹과 함께 연말 이어지는 해외여행에 대한 소비 분산 또한 외식업계의 매출 회복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