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라니…. 애국자시네요."
쌍둥이를 임신했거나 양육하는 부모는 이런 말을 듣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극심한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면서 여러명의 자녀를 키우는 사람에 대한 칭찬의 의미로 하는 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같은 말이 쌍둥이 부모에겐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쌍둥이 임신·육아 중 들었던 상처 되었던 말, 힘이 되었던 말, 듣고 싶었던 말 / 응원메시지' 켐페인을 통해 이같은 상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쌍둥이 부모에게 '애국자'라고 하는 것은 힘이 된 말과 상처를 준 말에 모두 포함됐다. 협회 관계자는 "전 사회적인 저출생 현상을 생각해 쌍둥이 부모를 애국자라 격려한 것이었겠지만, 쌍둥이 부모 본인은 ‘애국’이라는 목적으로 아이를 낳은 것은 아니었기에 상처받았던 것으로 생각된다"며 "격려자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한 번 더 생각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국자라는 칭찬이 쌍둥이를 일반 아이와 구별하는 듯한 표현으로 들렸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이 외에도 “쌍둥이라 그런지 아이가 작네”, “자연산이니?, “수술했나보네?”, “경제적 능력이 되느냐”와 같은 말이 상처를 준 말로 꼽혔다.
힘을 준 말로는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중엔 두 배 이상 행복할거야”와 “지금 잘하고 있어, 지금처럼만 하면돼” 등이 선정됐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쌍둥이 가정이 점차 증가하는 현실 속에서도 쌍둥이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쌍둥이 부모가 주위의 시선 속에서 불편함을 겪지 않고 행복하게 양육할 수 있도록 국민 인식개선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