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효과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로 불리는 수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1등 기업인 hy(옛 한국야쿠르트)는 기능성 음료 ‘수면케어 쉼’을 출시하며 수면 기능성 음료 시장에 진출했다.
수면케어 쉼은 출시 6개월 만에 1700만 병이 판매된 히트작 ‘스트레스케어 쉼’의 후속 제품이다. 복합 기능성 제품으로 장 건강과 수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hy의 액상 기술을 적용해 흡수가 빠르다.
핵심 원료는 특허 프로바이오틱스와 아쉬아간다 추출물이다. 아쉬아간다 추출물은 수면 관련 개별인정형 소재 중 수면 후 개운한 정도의 척도인 ‘회복성 수면 점수’와 ‘심리적, 육체적 삶의 질 척도’ 개선이 입증된 소재다.
hy의 특허 프로바이오틱스 5종도 함유됐다. 한 병당 100억 CFU(보장균수)를 보증해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캐모마일 추출물, 테아닌, GABA, 아연도 부원료로 담았다. 쾌적한 수면을 위해 피치, 체리 블러썸, 로즈힙, 자몽 등의 향을 적용했다.
앞서 출시된 스트레스케어 쉼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2월 첫선을 보인 이 제품은 출시 6주 만에 500만 개, 12주 만에 1000만 개가 팔리는 성과를 거뒀다. 12주 동안 1초에 1.3병씩 꾸준히 팔린 셈이다. 이는 출시 당시 잡았던 판매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비결은 차별화한 콘셉트에 있다. 장 건강 중심의 기능성 발효유를 멘털 헬스케어 영역으로 확장한 제품인 만큼 특정 연령대가 아니라 수험생, 직장인 등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할 수 있다.
자체 데이터 분석 결과 스트레스케어 쉼 정기배송 고객 중 3040세대의 비율은 31%였다. 이 회사의 다른 기능성 발효유보다 발효유 주 소비층인 3040세대 비중이 낮은 것이다. 대신 1020세대, 5060세대의 비중이 각각 4%, 6% 높다.
기존 제품과 확연히 구분되는 맛도 특징이다. 베르가모트·캐모마일·레몬 아로마 오일 3종으로 발효유 특유의 풍미에 향긋함을 더했다. 여기에 다양한 부재료를 사용해 감칠맛을 살렸다. 김일곤 hy 유제품 CM팀장은 “신제품 출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판매 속도가 둔화하지만 스트레스케어 쉼은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제품 콘셉트에 부합하는 협업 마케팅을 진행해 화제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y는 최근 몇 년간 스트레스와 장 건강 간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뇌 건강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기존에는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뇌의 호르몬이 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뇌(腦)-장(腸)축’ 이론이 우세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장과 뇌가 상호 작용한다는 ‘장-뇌축’ 이론이 속속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hy는 본격적인 뇌건강 프로바이오틱스 개발에도 나섰다. 실험관 연구 단계를 넘어 최근 경희대 뉴로바이오센터와 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다. 수개월에 걸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을 조성한 후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해 동물들의 행동 변화를 집중 관찰하는 방식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자, 호르몬의 변화도 분석할 계획이다. 이재환 hy중앙연구소장은 “hy가 보유한 5000여 종의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해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프로바이오틱스는 스트레스나 비만과 같이 현대인의 생활 습관이 변함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에 대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