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1300억원대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대법원이 확정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 대한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769억원의 추징을 명령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라임 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시장 상장사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면서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주가 폭락으로 2019년 10월 펀드 177개의 환매를 중단하면서 투자자들은 약 1조6000억원의 피해를 봤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는 스타모빌리티, 수원여객, 재향군인회 상조회 자금 등 약 100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상조회 매각으로 250억원을 편취한 혐의도 있다.
구속 상태로 재판받던 그는 작년 11월 1심 결심공판을 앞두고 경기 하남시 팔당대교 인근에서 전자팔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48일 만에 붙잡히기도 했다. 1심 선고 직후인 올해 2월에는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조직폭력배 출신 동료 수감자에게 탈주를 의뢰했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판단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다만 업무방해, 무고, 정치자금법 위반 등 5개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그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769억여 원의 추징 명령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죄로 인한 피해액 합계가 1258억원에 달한다”며 “피해자들의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이 원고에 대해 징역 30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