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극작가] 페미니즘 희곡의 선구자…헨리크 입센

입력 2023-12-27 18:47
수정 2023-12-28 02:19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1828~1906)은 현대 연극은 물론 여성 해방 운동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 작가다.

입센은 노르웨이의 항구도시 시엔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집이 파산하면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독학으로 대학 진학을 준비하면서 신문에 풍자적인 만화와 시를 기고했다. 1850년 <전사의 무덤>이 극장에 채택돼 상연된 것을 계기로 대학 진학을 단념하고 작가로 나설 것을 결심했다. 입센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이상을 찾아 헌신하다가 쓰러지는 목사 브랑을 주인공으로 한 대작 <브랑>과 <페르 귄트> <황제와 갈릴레아 사람> 등을 연달아 발표하면서다.

입센의 또 다른 대표작 중 하나는 1879년 발표한 사실주의 연극 ‘인형의 집’이다. 주인공 노라가 한 남자의 아내이자 세 아이의 어머니 이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정체성을 찾기 위해 집을 뛰쳐나가는 이야기다. 입센의 육필 원고가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지정되기도 했다.

‘인형의 집’은 전 세계 무대에서 상연되고 있다. 26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연극 ‘와이프’는 영국 극작가 새뮤얼 애덤슨이 ‘인형의 집’ 연극이 끝나는 시점에서 시작해 1959년부터 2046년까지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의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