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회동하고 김부겸 전 총리를 포함한 문재인 정부 출신 ‘총리 3인방’의 연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를 막기 위해 이재명 대표 측에선 김 전 총리와 정 전 총리에게 내년 총선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제안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당의 핵심 원로로서 친명(친이재명) 리더십을 공고히 하거나, 반대로 ‘반이재명 연대’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두 사람을 두고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측의 파워 게임이 고조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정 전 총리와 조찬 회동 후 입장문을 내고 “두 사람은 적절한 상황이 조성된다면 김 전 총리를 포함한 총리 3인방의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발표했다. 정 전 총리가 오는 28일 이 대표와 만나는 만큼 총리 3인방은 그 이후에 만나 이낙연 신당 합류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가 이번주 안에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창당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대표 측도 두 사람을 붙잡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당 내부에선 이 대표가 호남 출신 정 전 총리와 영남 출신 김 전 총리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고, 자신은 수도권 선거전략을 총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결국 두 전직 총리의 행보가 당내 갈등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 전 총리는 국무총리와 국회의장, 당대표,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한 당내 핵심 원로다. 김 전 총리도 험지인 대구에서 민주당 깃발을 들고 네 차례 출마하며 ‘험지 개척의 선봉장’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같은 영향력과 인지도를 갖춘 두 사람이 ‘이낙연 신당’에 합류한다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온 부정적인 평가도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