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정치 경험 없는 ‘정치 신인’을 비대위원에 영입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여의도 정치와 거리가 먼 1970·80년대생을 전면 기용해 ‘새로움’이란 이미지를 앞세워 ‘세대교체’ 구도를 부각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한 비대위원장은 성탄절 연휴 내내 외부 연락을 끊은 채 서울 모처에서 비대위원 인선 작업에 나섰다. 당내 의원 보다는 외부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들으며 진용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당내에서 비대위원 후보에 관한 얘기가 오가지 않고 있다”며 “인선 작업이 비밀리에 이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실력’을 주요 인선 기준으로 꼽은 가운데 한 비대위원장은 기존 여의도 정치권과 거리가 먼 인사를 주요 후보군으로 추린 것으로 전해졌다. 1973년생으로 서울 강남, 엘리트 검사 출신인 한 전 장관을 중심으로 젊은 정치 신인을 대거 앞세워 '세대 교체'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21일 한 비대위원장이 대전에서 “여의도 300명이 아닌 5000만 명의 문법을 쓰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내에서도 정치 신인 수혈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현역 의원이 한두 사람 있는 게 좋다고 보지만 반드시 있어야 되는 건 아니다”며 "외부에 새로운 인물이면서 정무적 감각이 있는 분들 중 좋은 인재들이 있다”고 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라디오에서 "이전 지도부 인사들보다는 새로운 얼굴 중심으로 비대위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부 영입 인사들을 깜짝 발탁하는 것이 주를 이루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성공 사례로 꼽히는 당시 2012년 ‘박근혜 비대위’는 비대위원 10명 중 당연직 2명을 제외한 8명을 초선 2명, 외부 인사 6명으로 채웠다. 외부 인사에는 경제민주화를 상징하는 김종인 전 경제수석, 4대강 정책을 비판해 온 이상돈 중앙대 교수, 청년을 상징하는 당시 26세의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가 포함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 3대 요소를 구도, 인물, 이슈로 볼 때 한동훈이라는 '인물'을 앞세워 '윤석열 심판론' 성격의 구도를 '미래 대 과거'로 바꿔야 한다"며 "각 분야에서 능력이 검증된 인물을 최대한 영입해야 한다"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