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6일 13:3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니켐의 경영권 분쟁이 기존 최대주주와 2대주주의 합의로 마무리됐다. 기존 최대주주인 유니는 2대 주주인 햇발에 모든 유니켐 지분을 매각한다. 대신 경영권 분쟁의 핵심이었던 골프장 카스카디아 CC 사업권은 이장원 전 유니켐 대표에 넘어간다.
유니켐은 기존 최대주주인 유니와 이은경 이사가 보유한 지분 210만3479주(지분율 20.79%)를 햇발에 매각한다고 26일 공시했다. 매각가격은 주당 1884원으로 전체 매각대금은 약 379억원이다.
햇발은 지분 매입 이후 지분 31.66%를 보유한 유니켐 최대주주에 오른다.
햇발은 올해 3월 유니켐 정기 주총 때 유니켐 최대주주인 유니에 맞선 소액주주 모임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곳이다. 지분 취득과 함께 주주 제안을 통해 정재형 햇발 대표 등이 유니켐 이사회에 진입한 데 이어 지난 9월 정 대표가 유니켐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기존 최대주주인 유니와 햇발 간 지분 매입 경쟁 및 각종 소송전이 벌어졌으나, 이번 지분 매각으로 햇발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던 주요 원인인 골프장 카스카디아 CC의 소유권은 이장원 전 유니켐 대표의 개인회사인 유니에 넘겼다.
유니켐은 카스카디아 CC 운영 주체인 유니골프앤리조트를 소유한 유니원 지분 전량을 유니에 212원에 매각한다.
유니원은 기존에 유니켐이 지분 60%, 유니가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 11월 유니원이 진행한 6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유니만 홀로 참여해 지분 75%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번에 유니켐이 유니원 잔여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유니가 유니원 지분 100%를 확보했다.
햇발은 그동안 유니켐이 골프장 카스카디아 CC의 리조트 사업권 및 토지를 계열사인 유니리조트개발에 넘기면서 유니켐 주주 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니켐 경영권을 확보한 뒤 골프장 사업 정상화를 꾀하겠단 계획이었지만, 골프장 사업권을 포기한 것이다.
정재형 유니켐 대표는 “회사가 본업에 충실하지 못한 상황에서 골프장 사업을 위해 유니원 및 유니골프앤리조트 등에 대여 및 투자한 금액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골프장 사업권을 유니켐에서 떼어내고 대여금 회수 및 유니원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유니켐은 자사주도 150억원어치를 매입한다. 기존에 골프장 사업에 자금을 대기 위한 유상증자 등으로 발행주식 수가 과도하게 늘어났다는 판단에서다.
유니켐 경영권 매각 소식이 전해진 뒤 유니켐 주가는 상승했다. 이날 유니켐 주가는 장중 직전 영업일 대비 7% 가량 올랐고 오후 1시 30분 기준 4% 상승한 19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