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중국 정부가 온라인 게임 관련 새 규제안을 내놓은 가운데 증권가는 게임주 접근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규제를 빼놓고도 게임사들의 상승 동력(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불확실성을 제거한 뒤 매수해도 늦지 않단 얘기다.
규제안 내용을 보면 △게임 내 과도한 지출을 금지하는 사업모델 관련 내용 △자국의 게임 개발사들의 게임 데이터, 콘텐츠 등 중국 현지 저장·비공개 처리 경고 등이 담겼다. 다만 규제에서 언급된 연속 충전 보상, 가상 도구 경매·거래 등과 관련해 어떤 게임들이 규제 대상이 될지는 현재로선 정확히 알기 어렵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일 중국 게임사 텐센트(-12.4%)와 넷이즈(-24.6%) 주가가 급락했다. 국내 게임사들도 중국 게임시장 노출도가 큰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큰 폭 주가가 밀렸다. 작년 기준 화평정영의 매출 비중이 33%가량으로 추정되는 크래프톤이 14%가량 하락했고 외자판호를 받은 게임 4종 중 기대감이 가장 큰 제2의 나라를 내년 1분기 출시하기로 돼 있는 넷마블도 6% 가까이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의 외자 판호 발급은 계속되고 있다. 규제안 발표일 중국 정부는 외자판호를 40종 발급했는데, 국내 게임 상장사 중에선 엔씨소프트의 블래이드앤드소울2와 위메이드의 미르M이 판호를 받았다.
이와 관련 이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4개월 만에 외자 판호를 발급한 것으로 외자 판호 발급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며 "판호 발급에 따른 기대감이 향후 게임주들의 주가에 반영될 수 있지만 흥행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이어서 "게임 매출의 20% 미만의 낮은 수익 분배율(RS) 등을 고려할 때 중국 출시로 큰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것에는 보수적인 판단"이라며 "특히 기존 게임들의 실적 기여도가 큰 대형사일수록 중국 출시에 따른 실적 기여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 연구원은 외자 판호 발급 관련주든 규제 관련주든 간에 보수적으로 다가갈 것을 권했다.
그는 "먼저 규제 관련 크래프톤의 경우에는 규제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1분기는 중국향 매출 비중이 높은 시기이기 때문에 규제의 불황실성이 제거된 이후 신작 모멘텀과 함께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전까지는 4분기 비수기, 신작 모멘텀 부재 등으로 주가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외 고액 지출을 유도하는 RPG류는 규제 가능성 높다고 판단한다"며 "RP류의 게임으로 중국 노출도가 큰 종목들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을 추천한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판호화 관련해선 중국 시장으로의 지역 확장은 중장기적으로 향후 게임 실적의 기대치 상승, 멀티플 리레이팅 요인으로 본다"며 "외자 판호를 신청한 게임사들에 단기적으로 주가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워진 환경이기 때문에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하길 권한다"며 "펄어비스의 검은사막(PC), 위메이드의 미르4, 네오위즈의 고양이와스프와 브라운더스트, 컴투스의 서머너즈워크로니클, 크래프톤의 펍지PC 외에 엔씨소프트 게임 등이 있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