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4’에 한국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출동한다. 총수들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면서 경쟁사의 기술 트렌드를 점검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SK·현대자동차·HD현대·두산·LS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내년 1월 9~12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 참가한다. 이번 CES 주제는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이다.
SK그룹에선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박원철 SKC 사장 등 그룹의 주력 계열사 CEO들이 총출동한다. 매년 CES를 찾는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참석해 SK온의 배터리 파트너사, 글로벌 모빌리티 파트너사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1850㎡ 규모의 그룹 통합 부스를 꾸린다.
SK텔레콤은 ‘원더랜드’라는 테마파크를 콘셉트로 조성된 전시관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 신재생에너지 가상발전소 기술 등을 선보인다.
범(汎)현대가 사촌지간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도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해 눈길을 끈다. 정의선 회장은 2년 만에 CES 현장을 찾는다. 지난해 CES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개인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올라 전 세계 미디어의 주목을 끌었던 정 회장은 이번엔 글로벌 기업들의 전시관을 둘러보며 첨단 기술 동향 파악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주요 계열사 대표들도 총출동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 송창현 현대차그룹 SDV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각각 발표자로 나서 미래 신사업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신재원 현대차그룹 AAM본부장(사장) 겸 슈퍼널 대표는 슈퍼널의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태계 구축 전략을 제시한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과 정재욱 현대위아 사장 등도 참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행사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핵심으로 자율주행차, 목적기반차량(PBV), UAM 등 전 분야를 망라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정기선 부회장은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내년 CES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기조연설에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인프라 건설의 종합적인 혁신 전략과 비전을 공개한다.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바다에 이어 육상 인프라로 확장한 HD현대의 비전이다.
정 부회장은 건설기계 부문 계열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조영철 사장과 이동욱 사장, 최철곤 HD현대건설기계 사장 등과 함께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북미지역 메가 딜러사들과 비즈니스 미팅 등을 한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2년 연속 CES를 찾는다. 그룹 임원들과 함께 삼성, SK, 현대차, LG 등 한국 대기업과 인텔, 퀄컴 등 글로벌 기업의 전시 부스를 방문할 계획이다. LS그룹은 CES 2024에서도 별도 부스를 차리진 않는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이번 CES에서 글로벌 기업의 부스를 방문하고, 미래 사업 방향을 모색한다. 박 회장의 CES 방문은 2020년에 이어 4년 만이다. 김도원 ㈜두산 CSO(최고전략부문) 사장과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 등 경영진은 개막 하루 전 개최하는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서 무탄소 에너지솔루션과 AI 및 무인자동화를 적용한 최신 기술을 선보인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도 AI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협동로봇 솔루션을 공개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현재로선 CES 참관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이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등과 연관된 신사업 방향을 공개할 계획이다.
김재후/황정수/빈난새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