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대출 연체액, 1051억으로 2배 급증 5대

입력 2023-12-25 18:24
수정 2023-12-26 00:55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건설업종 대출 연체액이 1년 새 두 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부진과 고금리 상황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 연체액은 더 불어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건설업종 대출 잔액은 11월 말 기준 23조2387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20조3915억원)보다 14%(2조8472억원) 늘었다. 2021년 말과 비교하면 46%(72조2683억원) 증가한 규모다. 연체액은 1년 전 524억원에서 1051억원으로 100.6% 급증했다.

연체율도 지난해 말 0.26%에서 올해 11월엔 0.45%로 뛰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경우 11월 말 기준 5대 은행 잔액은 약 18조2404억원이다. 올해 들어 26%(3조7917억원) 증가했지만 연체율은 아직 0%대다.

은행권 내부에선 건설업종의 빠른 연체율 상승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다른 업종과 비교해 건설업의 연체율이 두드러지게 빨리 상승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예컨대 A은행의 ‘경영 팩트북’을 보면 올해 9월 말 기준 건설업종의 연체율은 0.83%로 13개 업종 가운데 1위다. 건설업종 연체율은 2018년 2분기 말의 1.19% 후 5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PF 부문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민은행은 6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사업장, 부실 징후 사업장 등에 대해 현장 실사 등 강도 높은 주기적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중점·점검 관리 대상 사업장을 정해 매달 위험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대출의 부동산·건설 관련 부문 집중 문제와 부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