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본은행이 10년간 지속한 대규모 금융 완화를 중단하고 출구전략을 시작하면 가계 부문 이익이 6조1000억엔(약 56조원)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3대 금융그룹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경제연구소 미즈호리서치&테크놀로지는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 가계 부문은 소득과 이자수입 증가로 6조1000억엔의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24일 분석했다. 미즈호리서치는 현재 연 -0.1%인 단기금리의 적정 수준을 연 2.8%라고 분석했다. 물가상승률을 2%대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0%대 초반인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금리 수준이다.
단기금리가 연 2.8%로 오르면 현재 연 0.5% 수준인 장기금리는 연 3.5%까지 상승한다. 이 경우 현재 연 0.001%인 예금 금리는 연 0.4%로, 연 0.4%인 10년 만기 정기예금은 연 2.5%로 오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0.3%에서 연 4.0%로 상승하면서 가계 부문의 이자 부담은 2조2000억엔 늘어난다. 하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수입 증가분(3조엔)이 주택대출 이자 부담을 웃돌 전망이다. 여기에 임금 상승에 따른 가처분소득이 5조3000억엔 증가하면서 총 6조1000억엔의 이익을 얻는다는 분석이다.
반면 정부와 기업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일본 정부는 현재 1026조엔의 부채를 지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금리가 1~2%포인트 오르면 2025년부터 연간 이자 부담이 3조7000억~7조5000억엔 늘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회사채 금리는 연 1.0%에서 연 3.6%로 오른다. 미·일 금리 차이 축소로 현재 140엔대 초반인 엔화 가치는 35엔 상승할 전망이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기업의 영업이익은 늘겠지만 이자 부담과 엔화 가치 상승으로 순이익이 정체 상태에 빠질 것이란 분석이다.
일본은행은 2013년 4월 대규모 금융 완화, 2016년 2월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시작했다. 시장에선 일본은행이 내년 1월 또는 4월께 단기금리를 인상하며 대규모 금융 완화를 공식적으로 중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