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연시를 맞아 유명 호텔과 식당의 예약권을 선점한 뒤 비싸게 판매하는 '되팔이'가 성행하고 있다. 법적으로 이를 규제할 수단이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고나라와 당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수천 개에 달하는 호텔과 식당 예약권 양도글이 올라와 있다.
숙박을 계획했다가 사정이 생겨 급하게 예약권을 양도하는 글도 많지만, 문제는 크리스마스 연휴나 연말연시를 노려 미리 예약해뒀던 숙박권 등에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이들도 판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되팔이꾼'인 이들은 인기 시간대의 호텔이나 식당 예약을 선점해 해당 날짜나 시간에 예약을 원하는 손님들에게 원래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중고나라에는 한 유명 호텔 식당 '예약권'을 판매하며 식사 가격과 별도로 양도가격 4만원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양도비로 많게는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호텔 숙박권 역시 '웃돈' 거래가 된다. 기존에 예약했던 숙박비보다 적게는 몇만 원에서 많게는 1.5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해야 숙박권을 살 수 있는 상황이다.
법적으로 이러한 '되팔이'를 규제할 근거는 마땅하지 않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 2항에 따르면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그 밖에 정하여진 요금을 받고 입장시키거나 승차 또는 승선시키는 곳에서 암표를 판매한 사람을 처벌할 수 있지만, 이를 온라인에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암표상 근절을 위해 '공연법'이 개정되면서 일부 처벌 조항이 마련됐지만, 공연이 아닌
호텔·식당 등의 예약권을 되파는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