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23일 불이 나 정전으로 이어지면서 상당수 공장 가동이 3시간여동안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포스코와 경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7분쯤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용광로) 주변 2제선 공장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119특수대응단과 포항·경주·영천소방서 소속 소방차 33대와 소방관 100여명을 동원해 1시간 40여분 만에 초기 진화를 완료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 피해나 주민 피해는 없다.
경찰은 포스코 공장 안에서 라인 배관이 파손되며 가스가 누출되자 스파크가 발생하며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포스코 측은 사내 문자메시지를 통해 "2고로 주변에서 불이 나 전 제철소에 정전이 발생했다"며 "부생가스 사용을 전면 중단해 달라"고 공지했다.
화재로 정전이 발생하면서 제철소 내 상당수 공장 가동은 일시 중단됐다.
포항제철소에는 제철이나 제강 등 공정별로 공장이 따로 있다.
경찰은 포스코 5개 구역 중 4개 구역에서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했다.
포스코측은 이날 오전 10시경 전기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가스 공급 중단으로 전기 발전량이 일시 감소했으나 중요 설비들에 대한 전기 공급은 비상 발전기를 통해 가동해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전체 조업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량 감소로 잠시 가동이 중단됐던 발전소 설비 7기 중 5기가 가동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고로와 파이넥스가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불이 나면서 공장 주변은 검은 연기로 뒤덮여 많은 포항시민이 불안해 했다.
검은 연기는 수㎞ 떨어진 곳에서도 목격됐다.
포스코 외부에서 육안으로 확인됐던 불길은 방산 작업 도중 나온 화염으로 화재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포스코 측은 밝혔다.
하지만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최근 크고 작은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와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8시 35분쯤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원료 저장고인 60m 높이의 사일로에서 철광석을 옮기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불이 났다.
회사와 소방당국은 특수구조단과 장비 등을 동원해 2시간여 만에 불을 껐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주변으로 연기가 퍼졌다.
앞서 지난 4월 27일에도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3공장 인근 원료이송용 컨베이어벨트에서 불이 나 2천만원의 피해가 났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포스코 포항제철소 화재와 관련해 신속 대응반을 가동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화재 발생 보고 즉시 신속 대응반을 가동시켜 화재 진압에 가용한 장비를 총동원해 지원토록 조치했으며, 기업체 및 지역주민의 피해 현황을 신속하게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실시간 현장 상황을 보고받은 후 관련 부서에 화재 현장 주변의 환경 오염 등 2차 피해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하는 등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강조했다.
이강덕 시장은 “무엇보다 근로자와 인근 주민, 소방관 등의 안전에 철저히 유념해 사고 수습에 행정력을 집중해달라”며 “포항시는 향후 포스코 조기 정상화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