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V가 방송 스트리밍 기능을 개편했다. 네이버가 경쟁 서비스를 공개한 날 맞불을 놓듯 개편을 알렸다. 개인방송 플랫폼 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한 상황을 바꿔 ‘개인방송 플랫폼 강자’였던 이전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방송 편의성 개선...라이브 서비스 개편
카카오는 지난 19일 자체 블로그인 티스토리를 통해 카카오TV의 라이브와 채팅 서비스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방송인 관점에서 편의성을 개선한 게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카카오TV는 개인방송 송출 전 방송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방송 대기 상태’ 기능을 추가했다. 방송 신호를 수신하는 즉시 영상을 송출하던 기존 방식에서 생길 수 있던 방송 사고를 방지하는 게 가능해졌다.
동시 송출 기능도 제공한다. 방송인은 채널 당 최대 5개의 방송을 동시에 송출할 수 있다. 방송 전에 썸네일을 띄워 방송 주제와 일정을 예고하는 것도 가능하다. 방송 중단 시엔 스트리머가 자체 제작한 대기용 영상을 송출할 수 있다. 일시적으로 방송 송출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 유용한 기능이다. 스트리머가 영상에서 채팅창 노출 여부를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2021년 삭제했던 후원 기능은 되돌리지 않았다.
이번 개편으로 도입된 기능들은 카카오TV 이용자들이 바라던 기능이기도 하다. 다른 개인방송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이들 기능 상당수를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는 방송 시청 전 예약과 썸네일 표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방송 신호 중단 시 활용할 수 있는 대기 화면 영상을 지원한다. 개인방송 시장 ‘강자’ 위상 회복할까카카오TV가 개편 소식을 알린 날은 네이버가 개인방송 스트리밍 플랫폼인 ‘치지직’을 시범 출시한 날이기도 하다. 국내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1위를 다투는 아마존의 트위치가 내년 2월 말 한국에서 철수하기로 하면서 네이버는 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앱 시장 조사 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달 이 시장 점유율 순위는 아프리카 TV(42.4%), 트위치(42.2%), 카카오TV(3.0%) 순이었다. 네이버는 트위치 스트리머를 끌어들이고 다음 달 기능 업데이트를 예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이용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일각에선 카카오TV가 라이브 서비스를 조기에 개편했더라면 트위치의 빈자리를 차지하는 데서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TV는 이미 개인방송 플랫폼으로서 시장 입지를 다졌던 이력이 있어서다. 2015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으로 출범한 카카오TV는 2017년 다음의 개인방송 스트리밍 플랫폼이던 ‘tv팟’을 흡수했다. 유명 스트리머인 ‘침착맨’뿐 아니라 프로게이머 출신인 임요환 등이 이 플랫폼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2015년 개인방송과 지상파 방송을 결합했던 프로그램인 MBC의 ‘마이리틀텔레비전’도 tv팟과 카카오TV를 활용했다.
하지만 2020년을 전후해 카카오가 개인방송 서비스 대신 자체 영상 콘텐츠 공급에 집중하면서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가 이탈했다. 지금은 카카오TV에서 개인 방송의 동시 시청자 수가 1000명을 넘는 경우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이 개인 방송 채널 1개에서 1만명이 넘는 동시 시청자 수를 끌어모으고 있는 상황과 상반된다. 카카오TV는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등의 영상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