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베네핏컴퍼니는 조직문화 슬랙(Slack) 봇 ‘아기고래’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다. 유시원 대표가 2023년 7월에 설립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유 대표는 웹, 모바일 앱부터 서버, 데이터 엔지니어링 등 넓은 영역에서의 경험이 있는 개발자다. “제 손으로 가치를 직접 만들고 전달하는 게 좋아 창업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특정 분야에서 깊은 역량을 가진 스페셜리스트보다, 제품 개발부터 영업까지 비즈니스의 모든 과정에서 스스로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를 지향합니다.”
베네핏컴퍼니는 직장인들의 회사생활이 조금 더 일할 맛이 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회사 구성원들의 직원 경험을 향상하는 제품을 만든다. 2023년 초부터는 임직원들이 같은 비용으로도 더 만족스러운 복지를 선택할 수 있는 개인화 선택형 복지 솔루션을 개발하다 9월부터 피봇해 아기고래 서비스를 만들어 오고 있다.
“근래에 EX(Employee eXperience) 혹은 PX(People eXperience)로 불리는 구성원 경험의 영역에서 많은 직장인이 오늘도 회사에 갈 만하다고 느끼고, 일에서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세상을 돕고 싶습니다.”
아기고래는 구성원 간 거리감을 개선해 회사에 더 건강한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조직문화 SaaS다. 업무 협업 툴인 Slack에 설치돼 구성원 간 칭찬과 인정을 주고받는 걸 돕고(칭찬고래), 구성원 각자의 프로필 카드를 관리할 수 있다(고래 카드). 신규 입사자를 환영하거나, 구성원의 생일과 입사 기념일을 축하해 주기도 한다.
“수백 명이 넘어가는 규모의 회사에서는 구성원들이 함께 일하는 회사의 문화는 곧 구성원들이 일하는 방식과 직결됩니다. 구성원들이 업무에 몰입하려면 구성원들이 일터에서 행복하다고 느껴야 합니다. 여기에 필수적인 요소는 구성원들 간 상호작용과 서로 간에 이뤄지는 자연스러운 인정(Recognition)입니다. 작은 감사부터 시작해 감사와 칭찬, 공감과 인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문화 속에서 동기부여가 일어나고, 업무 효율과 성과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아기고래는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에 집중해 회사의 건강한 문화에 보탬이 되는 슬랙 앱입니다. 구성원들이 서로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을 도와 구성원들이 일을 더 지속해서 잘할 수 있게 돕습니다.”
유 대표는 “아기고래 서비스의 가장 큰 경쟁력은 ‘베네핏컴퍼니’ 팀에 있다”고 말했다. “고객이 원하는 바에 대한 학습이 빠르면서도 정말 발 빠르게 움직이는 팀입니다. 금요일 저녁에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제안하고 그 가치에 공감한다면 해당 기능은 월요일 아침에 바로 업데이트됩니다. 고객을 만족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제품을 만들어 나가고, 이를 바탕으로 아기고래는 점점 구성원들이 먼저 사용하고 싶어 하는 서비스가 돼 가고 있습니다. 경영진이나 조직문화 담당자보다 구성원이 먼저 발견하고 내부에 제안해 도입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저희는 B2B 프로덕트를 만들고 개선해 가는 과정을 진심으로 즐기는데, 이 과정에서 저희의 진심이 제품에도 묻어나오는 것 같습니다.”
유 대표는 “아기고래는 UX에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기고래는 B2B 프로덕트이지만, 고객사의 모든 구성원이 사용하게 되는 서비스인 만큼 사용자 친화적이어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아기고래를 정말로 귀여워해 주는 유저들의 피드백도 받게 됩니다. 아기고래는 유저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진심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프로덕트라는 점이 아기고래의 강점입니다.”
유 대표는 “사업 초기인 만큼 아웃바운드 세일즈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 직접 발로 많이 뛰고 있다”고 말했다.
“링크드인과 같은 SNS를 활용해 콜드 메시지를 돌리기도 하고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글을 작성하기도 합니다.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일정을 잡고 찾아뵙고 대면 미팅합니다. 서서히 아기고래의 가치를 알아보고 먼저 체험하는 인바운드 고객의 수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당분간 고객사 100개 정도를 확보할 때까지는 아웃바운드 세일즈에 집중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후 단계에서 콘텐츠 마케팅에 집중해 인바운드 유입을 본격적으로 노려볼 생각입니다.”
창업 후 유 대표는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저희가 이뤄내고자 하는 가치에 크게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며 “아기고래를 누구보다 열심히 사용해 주고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도 적극적으로 제안해 준다. 이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제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큰 가치를 주는 일이라는 점이 느껴져 보람차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고객이 저희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행동 데이터를 분석할 때, 퇴근 후나 주말 시간대까지 아기고래 기능을 활용하신 흔적을 발견할 때도 고객이 저희 서비스를 즐기고 있다는 점이 와닿아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무엇보다 고객이 직접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어 줘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가 있는데 이때 가장 보람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베네핏컴퍼니는 사업화 역량을 인정받아 서강대학교 캠퍼스타운 최우수 입주기업으로 선정됐다. 서강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입주공간 제공이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빠른 행동이 필수인 만큼 한데 모여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캠퍼스타운 입주공간에서 업무를 보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지원금도 도움이 되는데요, 처음 하는 사업인 만큼 마케팅에 드는 비용을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상황 속에서 사업화 지원금을 마케팅비로 활용할 수 있어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베네핏컴퍼니는 유 대표와 정지우 공동창업자로 구성돼 있다. “둘 다 개발자 출신이고, 대부분 업무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자가 더 잘하는 영역도 물론 있지만, 저희는 같이 일하면서 상호보완이 되는 영역이 많아 함께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제가 세일즈나 UX를 잘하고 일을 잘 벌인다면 지우님은 고객 발굴이나 디자인을 잘하고 일을 마무리할 때까지 놓아주지 않는 식입니다. 개발 스타일도 저는 신중하고 꼼꼼한 대신 속도가 더디다면, 지우님은 개발에 거침이 없어 속도가 정말 빠릅니다. 이렇게 서로가 정말 다르기에 열린 생각으로 의견을 활발하게 교환하고,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빠르게 달려 나가고 있는 팀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유 대표는 “현재 20개 정도의 고객사가 있는데, 단기적으로는 100개 고객사를 획득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2024년 2월달 즈음 서비스 유료화를 염두에 두고 있고, 내년까지는 100개의 고객사를 유료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기고래가 조직문화 차원에서 구성원 간 관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나면, 큰 틀에서 구성원들과 인사 담당자들을 도울 수 있는 방향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예정입니다. 피플 애널리틱스(People Analytics)의 차원에서 구성원 간 관계를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게 돕는다거나, 구성원들이 받은 인정과 칭찬이 복리후생 혜택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등의 시도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설립일 : 2023년 7월
주요사업 : 조직문화 SaaS 아기고래 개발 및 운영
성과 : Beta 버전 런칭 2개월에 고객사 20개, 유저 2,000명 확보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