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커진 저축은행들, 예금·대출 모두 줄인다

입력 2023-12-21 17:56
수정 2023-12-22 01:29
저축은행이 여·수신을 모두 축소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한때 연 5%를 넘었던 저축은행의 예금 평균 금리는 연 3%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0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연 5.37%에서 1.36%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저축은행별로는 SBI·OK·웰컴·한국투자저축은행 등에서 연 4% 수준의 최고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금리가 연 3.5∼3.8%인 것을 고려하면 금리 경쟁력이 높지 않다. 지난해 11월 말 121조3572억원이던 저축은행 수신(월말 잔액)은 올해 9월 말 117조8504억원으로 3조5000억원가량 줄었다.

대출도 조이고 있다. 저축은행의 여신(월말 잔액)은 107조38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8조원(약 7%)가량 감소했다.

저축은행이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은 적자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저축은행업권은 1413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960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453억원(47.2%) 늘었다. 이자 비용이 늘어난 데다 대손 충당금 적립액이 크게 증가해서다.

저축은행은 은행채를 발행할 수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수신으로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수신 규모가 줄면 대출 규모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저신용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취약해지면서 저축은행의 9월 말 연체율은 6.15%로 치솟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1%포인트 낮출 때마다 이자 비용 1조원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